• 입력 2024.03.23 22:16
  • 수정 2024.03.25 15:32

개인 최대 주주 신동국 회장, 형제 손 들어줘
한미사이언스, "미래로 나가야 한다" 호소문

한미약품-OCI그룹의 통합이 마침내 최대 기로에 섰다.

오는 28일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의 최대 분수령이 될 주주총회를 앞두고 그룹 지주사 한미사이언스가 대(對)주주 입장문을 내고 막판 지지를 호소하고 나섰다.

한미약품 그룹 송영숙 회장과 장남 임종윤 사장 [이포커스OG]
한미약품 그룹 송영숙 회장과 장남 임종윤 사장 [이포커스OG]

한미사이언스는 23일 “한미그룹은 미래로 나아가야 합니다”라는 제목의 입장문에서 먼저 한미약품 개인 최대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에 대한 사과를 표명했다.

한미약품 창업주 고(故) 임성기 회장의 고향 후배 신 회장은 지주사 한미사이언스 지분 12.15%를 보유한 개인 최대주주다.

신 회장은 전날(22일) “임종윤·종훈 형제가 새로운 이사회를 구성해 회사를 빠르게 안정시키기를 바란다”며 이번 경영권 분쟁에서 두 형제의 손을 들어주었다. 사실상 한미약품-OCI의 통합을 반대하고 나선 셈이다.

신동국 회장이 두 형제의 손을 들어주면서 송영숙 회장과 임종윤·종훈 형제 간의 경영권 명운이 걸린 이번 주주총회 결과가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한미사이언스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우선 OCI그룹과의 통합을 결정함에 있어, 대주주 중 한 분인 신 회장께 관련 내용을 충분히 설명드리지 못한 점 사과 말씀을 드린다"며 "여러 방법을 통해 그룹 통합의 필요성과 한미의 미래가치에 대해 말씀 드렸지만, 충분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다시 한번 사과 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미그룹은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미사이언스는 "OCI그룹과의 통합은 결코 대주주 몇명의 개인적 목적을 위해 추진된 것이 아니다"며 "상속세 재원 마련이 통합의 단초가 됐지만, 그것만으로는 이 통합의 이유를 설명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매년 약 7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하고 있는 평택 바이오플랜트, 파트너사와 함께 글로벌 3상을 진행하던 신약이 여러 문제로 개발이 중단돼 국내 신약으로만 한정해 개발할 수 밖에 없었던 한미의 한계, 후보물질의 효능과는 거리가 먼, 파트너사의 경영 조건에 의해 우리의 소중한 후보물질이 반환됐던 경험들, 이러한 한계를 뚫고 나아가야만 비로소 글로벌 한미라는 우리의 비전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란 이사회 결정과 판단이 있었다"고 전했다. 

또한 "물론 많은 주주분들께서 우려하시는 목소리, 경청하고 있다"며 "임종윤, 종훈 형제가 그리는 한미의 꿈과 비전에도 귀 기울이겠다"며 "그러나, 현실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 마치 BTS와 같은 세계적인 그룹을 20개 이상 만들어 내겠다는 것과 같은 꿈에 한미의 인적, 물적 자원을 투입하려면 차가운 가슴으로 검증하고, 또 검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미사이언스는 "한미그룹의 미래를 결정할 주주총회가 곧 열린다. 한미가 과거로 남느냐, 미래로 전진하느냐가 결정되는 중요한 순간"이라며 "일련의 시간이 흐른 후, 대주주 일가 모두가 화합하고 협력하는 모습도 주주님들께 보여드리겠다"고 전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1월 기준 송영숙 회장의 지분은 11.66%, 임주현 사장의 지분은 10.2%다. 임종윤·종훈 사장의 지분은 각각 9.91%, 10.56%다. 창업주 일가 외에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12.15%)과 국민연금(7.66%)이 높은 지분율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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