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4.03.23 00:59
  • 수정 2024.03.26 14:56

영원무역, 21일 올해 사업보고서 제출 연기 공시 '파장'
해외 종속회사 SCOTT 부실 재고 급증..유동성 악화

[팩트경제]는 경제·산업 이슈에 한 걸음 더 들어갑니다.


본 기사는 네이버 프리미엄 콘텐츠에 전송 (3월22일 15시 38분)된 기사입니다.


'등골 브레이커' 노스페이스로 잘 알려진 영원무역에 '시한 폭탄'이 터졌습니다. 

최근 글로벌 아웃도어 시장의 소비 침체속에 영원무역은 OEM 부문이 심각한 실적 부진의 늪에 빠진 상황인데요. 그런데 아웃도어에 감춰진 시한폭탄은 따로 있었습니다.

프리미엄 자전거 등을 생산하는 영원무역의 자회사 스코트(SCOTT)에 엄청난 재고가 쌓이면서 부채증가로 인한 단기 유동성이 급격하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2일 업계 및 증권가에 따르면 영원무역의 올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7.7% 즐어든 3 조 3,256억 원이며 영업이익은 무려 30.3% 급락한 4,456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영원무역 성기학 회장과 차녀 성래은 부회장 [이포커스PG]
영원무역 성기학 회장과 차녀 성래은 부회장 [이포커스PG]

영원무역의 실적 부진은 어느정도 예견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글로벌 경기 부진속에 아웃도어 소비 침체, 프리미엄 자전거 시장의 포화 등이 겹치고 있어서입니다.   

영원무역은 OEM 부문과 SCOTT 부문으로 구성돼 있는데요. 이중 SCOTT 은 스위스에 본사를 둔 글로벌 프리미엄 자전거 브랜드로 MTB 자전거를 주력으로 판매하고 있습니다. 영원무역은 사업 다각화를 목적으로 SCOTT 의 지분을 2013년에 20%, 2015년에 30.01% 매입해 연결 자회사로 편입시켰습니다. 총 투자금액은 약 1,500억 원입니다. 

문제는 SCOTT이 총체적 난국에 빠져있다는 점입니다.

올해 SCOTT 부문 매출액은 전년 대비 19.2% 줄어든 1.0조 원, 영업이익은 41.1% 급감한 329억 원으로 전망됩니다.

글로벌 자전거 수요가 금격하게 둔화돼서인데 엔데믹 이후 SCOTT이 자전거 시장 수요 부진으로 재고가 급격히 늘어난 상황입니다. 실제로 지난해 3분기말 기준, SCOTT의 재고자산은 7,300억 원으로 평년 수준인 약 2,000억 원 대비 3.5배에 달합니다. 

SCOTT의 악성 재고 증가로 영원무역의 연결 기준 재고자산은 2022년 9,839억원 → 2023년 3분기 말 1.2조원까지 늘어났는데요. 대부분 SCOTT발 부실재고 증가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런 가운데 영원무역은 전일(21일) 자율 공시를 통해 사업보고서 제출기한 연장 공시를 했습니다. 주요 내용은 2023년 회계연도 감사와 관련해 해외 종속회사로부터 감사의견 형성을 위한 충분한 감사증거를 제출받지 못해서입니다. 사업보고서 제출기한 연장 공시는 매우 이례적 상황이라는 지적입니다.

영원무역의 해당 해외 종속회사는 바로 스콧(SCOTT)이다. 

SCOTT은 본래 현금이 적은 자회사인데다 2023년 들어서면서 부채가 급격히 증가했습니다. 업황 부진으로 재고가 쌓이면서 단기 유동성이 악화된 것으로 파악됐는데요. 이때문에 지난해 12월 SCOTT에 대한 금전 대여가 이뤄졌고 규모는 2,712억원 수준입니다. 대여금은 2024년 분기 분할해 지급될 예정입니다.

신한투자증권 박현진 연구위원은 22일 "영원무역의 OEM 실적 회복이 저조한 가운데 SCOTT발 악재 해소가 필요하다"며 "영원무역 및 영원무역홀딩스 주가 센티멘트에 불안감을 조성할 가능성이 점증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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