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4.02.29 15:04
  • 수정 2024.03.05 11:06

1차 이자환급액 92억원에 불과..지난해 영업이익 5000억원
영업이익 낮은 전북은행, 광주은행보다 이자 환급액 적어

외국계 은행 SC제일은행이 국내 영업을 통해 매년 막대한 수익을 올리면서도 올초 진행한 은행권 민생금융지원은 사실상 생색내기용 참여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SC제일은행은 지난해도 50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파악된다. 이중 2000억원은 영국 본사로 배당해 '국부유출' 비판을 받았다.

이런 와중에 국내 민생금융지원은 '쥐꼬리' 수준에 그치면서 '울며 겨자먹기식' 참여가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SC제일은행 박종복 은행장[이포커스PG]
SC제일은행 박종복 은행장[이포커스PG]

29일 전국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은행권은 개인사업자대출을 보유한 차주가 지난해 납부한 이자에 대한 1차 환급을 지난 5일부터 8일까지 진행했다. 1차 환급 규모는 애초 예상 규모인 1조3587억 원의 99.02% 수준이다.

은행별로는 KB국민은행이 2581억3000만원으로 가장 많은 환급액을 보였고 NH농협은행 1954억3000만원, 신한은행 1812억7000만원, 하나은행 1811억4000만원, 우리은행 1693억4000만 원, IBK기업은행 1689억1000만 원 등의 순이었다.

SC제일은행의 1차 이자 환급액은 92억1000만원에 불과했다. 영업이익 규모에 맞춰 민생금융지원 참여 규모를 정했다는 당초 취지와도 전혀 맞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SC제일은행 보다 영업이익이 낮은 광주은행이 151억7000만원, 전북은행은 163억5000만원의 이자 환급액을 보였다. 광주은행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3118억원, 전북은행은 2717억원이었다. 이와 비교하면 SC제일은행의 민생금융지원 참여 규모가 턱없이 낮은 수준임을 가늠할 수 있다. 

또 다른 외국계은행 한국씨티은행의 1차 이자환급은 55억5000만원이었다. 그런데 씨티은행이 지난 2022년 소비자금융에서 철수한 데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3300억원 가량으로 추정되는 점을 감안하면 SC제일은행의 이자 환급 규모는 매우 적은 수준이다.  

[이포커스CG]
[이포커스CG]

가장 많은 이자환급액을 기록한 KB 국민은행과 비교하더라도 SC제일은행의 이자 환급액은 결코 높은 수준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KB국민은행의 2023년 연결 영업이익은 4조3200억원이며 이중 2581억3000만원을 이자환급액으로 지급했다. 영업이익의 약 6%에 달한다.

반면 SC제일은행은 지난해 3분기까지 3984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아직 4분기는 실적 공시를 하지않았으나 연간으로는 최소 5000억원의 영업이익이 추정된다.

이를 감안하면 SC제일은행의 이자환급액 규모는 영업이익의 약 1.8%에 불과한 셈이다.

SC제일은행은 이처럼 국내 소비자들과의 상생에는 인색함에도 영국 본사에는 지난 15년간 배당을 통해 무려 2조9610억원을 유출했다.

SC제일은행은 영국계 다국적 은행 스탠다드차타드(SC) 그룹의 북동아시아법인(Standard Chartered NEA Limited)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SC제일은행의 막대한 배당금은 고스란히 본사로 보내지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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