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3.12.31 13:22
  • 수정 2024.01.02 11:57

킨텍스 힐스테이트 상가, 62개 중 절반 5년재 공실
인근 '꿈에그린' '원시티' 상가들도 일부 공실 상태
각종 호재, 무산 또는 지연되면서 상권 형성 안돼

"상가를 분양받은 지 벌써 5년째인데 올해도 임차인이 없어 공실로 해를 넘기게 됐네요."

2023년 마지막 날을 하루 앞둔 30일. 일산 킨텍스 지역의 중심에 위치한 '킨텍스 힐스테이트' 상가들은 이날도 임대 안내문만 덩그러니 붙은 채 을씨년스러운 모습이다.

이곳 상가를 2018년 말 분양받았다는 A씨는 "지난 5년간 상가에 들어올 임차인이 없는 것은 물론이고 최근에는 아예 임대 문의조차 없다"며 "주변의 각종 호재만 믿고 상가를 분양받았다가 거의 망한 수준"이라고 하소연했다.

'킨텍스 일산 힐스테이트'의 텅 빈 상가들 [곽유민 기자]
'킨텍스 일산 힐스테이트'의 텅 빈 상가들 [곽유민 기자]

기자가 이날 찾은 '킨텍스 힐스테이트' 상가는 전체 62실 중 절반에 가까운 30여 개가 비어 있었다. 이곳 부동산 관계자는 "현재 비어 있는 상가들은 최초 분양 이후 지금까지 줄곧 공실로 남아 있는 상태"라고 소개했다. 무려 5년 동안 수십여 개의 상가가 비어 있는 셈이다.

인근의 '킨텍스 한화 꿈에그린' 상가도 상황이 별반 다르지 않다. 지하 1층(64개 점포)과 지상 1층(146개 점포)에 총 210개 점포로 구성된 이곳은 현재 십여 개의 상가가 공실로 남아 있다. 또 킨텍스에서 가장 규모가 큰 '원시티' 상가 일부도 수년째 공실 상태다.

일산의 최대 관심 지역으로 꼽혔던 킨텍스 상권은 왜 이처럼 망가진 것일까.

일산 킨텍스 일대 오피스텔 단지 [곽유민 기자]
일산 킨텍스 일대 오피스텔 단지 [곽유민 기자]

경기도 고양시 일산 서구에 위치한 킨텍스 지역은 지난 2019년 2월부터 9월까지 모두 4개 단지의 주거용 오피스텔과 아파트들이 입주했다.

단지별로는 △한화꿈에그린 (아파트 1100가구 오피스텔 790실) △킨텍스 힐스테이트(오피스텔 1054실) △원시티(아파트 2038가구, 오피스텔 211실) △일산더샵그라비스타(오피스텔 1020실) 등 총 5912실이다.

이들중 '일산 더샵 그라비스타'는 건설사에서 임대 운영을 위해 일반에게 분양되지 않았다.

일반에게 공급된 '킨텍스 힐스테이트' 상가의 경우 분양 당시 평당가(3.3㎡)가 1층을 기준, 2300만원~3000만원이며 2층은 1300만원~1400만원 이었다. 분양면적 66㎡(전용률 47.41%) 분양가를 기준으로 최소 2억6000만원~ 최대 6억원 수준이다.

당시 분양가는 경기 남부 1층 상업 시설 분양가가 1억이 훌쩍 넘는 상황에서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평가되며 완판을 기록했다.

킨텍스 주변 위치도 [구글 지도]
킨텍스 주변 위치도 [구글 지도]

하지만 킨텍스 지역은 당초 기대했던 상권 형성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기존 4개 오피스텔(아파트 포함) 단지 외 신규 단지 건립은 올스톱됐다.

여기다 CJ그룹의 '한류월드' 조성 사업이 지지부진한 데다 킨텍스 제3전시장 건립도 지난해 착공 예정이었다가 빨라야 내년 상반에나 착공이 가능한 상태다.

무엇보다 일산 지역 전체 상권 침체 현상이 지역 내 최고 신흥 주거 지역으로 급부상하던 킨텍스까지 집어삼켰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역 부동산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산 지역의 상권 침체는 이미 4~5년 전부터 시작됐고 좀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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