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3.12.27 18:28
  • 수정 2023.12.28 13:47

사업비 6조8000억원 양재 첨단물류단지 서울시 승인
HMM 인수 6조4000억원..총 13조2000억원 필요
하림그룹 전체 자산 17조원..커지는 자금 조달 우려

하림그룹에 지난 26일 큰 선물이 날아들었다. 굥교롭게도 HMM 인수 적격 문제로 논란을 빚고 있는 와중에서다. 바로 양재동 '도시첨단물류단지'다. 지난해 11월 하림 측이 서울시에 계획안 승인을 신청한 이후 1년 1개월 만이다.

하지만 선물일지 덫이 될지 지금으로서는 아무도 모른다. HMM 인수와 양재동 '도시첨단물류단지' 두 사업에 하림이 쏟아부어야하는 천문학적인 돈의 향방 때문이다.

김홍국 하림 회장 [이포커스 PG]
김홍국 하림 회장 [이포커스 PG]

27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 물류단지계획심의위원회는 전날 하림그룹의 양재동 도시첨단물류단지 개발사업에 대한 심의를 진행하고 '조건부 통과'로 결론 내렸다.

이 사업은 약 8만6000㎡ 부지에 물류·업무·문화·교육연구와 주거 및 숙박 시설 등이 복합적으로 들어선 스마트시티를 건설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총 8만6000㎡ 부지에, 투입되는 사업비만 6조8000억원에 달하는 초대형 사업이다. 스마트물류센터 외에도 공동주택 998가구, 오피스텔 927가구 등도 들어설 예정이다.

하림은 양재 물류단지 조성에 1조6000억원의 자기자본에 금융기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6500억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또 3조8000억원의 분양 수익 등으로 투자금을 마련하는 내용의 조달 계획을 세웠다.

하림은 HMM 인수와는 별개로 양재 물류단지 사업은 당초 대로 추진할 것이라는 의지를 나타냈다. HMM 인수 자금 마련을 위해 양재동 사업 부지를 매각하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관측을 일축한 셈이다.

하지만 하림이 HMM 인수 가격으로 제시한 6조4000억원과 양재 물류단지 사업비 등을 합하면 13조2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어떻게 조달할지가 문제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하림의 자산은 17조원, 현금성 자산도 1조5000억원에 불과한데 그룹 총 자산과 맞먹는 자금을 감당할 수 있겠냐는 의구심이 커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양재동 물류단지 부지 [연합뉴스]
양재동 물류단지 부지 [연합뉴스]

실제로 하림이 양재 물류단지 사업비로 계획중인 PF 대출 6500억원과 3조8000억원의 분양 수익 등은 현재의 부동산 경기 침체 상황에서는 제대로 된 조달이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서울시의 물류단지계획심의위원회는 이 같은 하림의 자금조달 계획이 사업추진에 문제가 없다는 판단을 유지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시는 하림이 HMM 인수라는 대형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하는 만큼 하림의 자금조달 상황을 계속해서 지켜본다는 방침이어서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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