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3.12.21 12:30
인천 계양역 일대에 붙은 게시 글 [엑스]
인천 계양역 일대에 붙은 게시 글 [엑스]

한 76세 노인이 지하철역에 가방을 분실했다며 붙인 글이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21일 SNS 엑스(X·옛 트위터)에 따르면 한 누리꾼은 '어제 인천 계양역 갔다가 눈물 찔끔함'이라는 내용의 글과 A4 용지를 찍은 사진을 함께 게시했다.

A4 용지에는 연락처와 함께 "12월 8일 계양역 도로 옆에 노트북이 든 백팩을 그냥 두고 승용차로 귀가해 가방을 분실했다"며 "사람 한 명 살린다는 마음으로 돌려주시면 분명 후사하겠다"고 쓰여 있다.

또 "이 몸의 나이가 76세 노인이다. 백팩 속 내용물 중 USB 여러 개에는 먼저 세상을 떠난 집사람 관련 내용과 집사람이 사용한 전화기 등 이 사람이 생활에 필요한 내용이 들어 있다"면서 제발 살려 달라고 간절히 부탁했다.

백팩에 든 노트북은 300만원에 육박하는 고가의 제품이며 USB에는 2년 전 곁을 떠난 아내의 생전 사진과 영상, 장례식장과 산소 사진이 모두 들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의 아내는 유방암에 걸려 투병 생활을 하다 2021년 10월 지인 모임에서 갑자기 쓰러진 후 73세의 나이로 숨졌다.

그는 지난 8일 충남 서산 출장을 갔다가 김포 집으로 귀가하기 위해 계양역에서 아들 차를 탔고, 길가에 잠시 놔둔 가방을 깜빡해 분실했다.

계양역 일대 10곳에 글을 직접 프린트해 붙였지만, 분실 13일째인 이날까지도 가방을 찾진 못했다.

저작권자 © 이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