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1.07.13 18:50
  • 수정 2021.07.15 15:15
일러스트/곽유민 기자
▲ 일러스트/곽유민 기자

'경제로 보는 오늘'은 과거 오늘 일어난 경제 사건을 중심으로 풀어 드리는 뉴스입니다.


1997년 오늘(7월 15일). 재정경제원은 재계 서열 8위 기아그룹부도 방지 협약 대상 기업으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부도 방지 협약 대상 기업은 부실 기업의 부도 사태를 막기 위해 만든 금융 기관 협약이다.

당시 김영삼 정부 출범 이후 우성그룹, 한보철강, 삼미그룹, ㈜대농, 진로그룹 등 5개 기업들이 모두 부도를 맞은 데 이어 기아그룹마저 부도 방지 협약 대상 기업으로 선정되면서 재계는 '부도 도미노' 사태를 크게 우려했다.

이미 철강 부문의 한보와 삼미가 부도를 맞았고 자동차 부문의 대표 기업 중 하나인 기아그룹의 이 같은 결정에 우리나라의 대외 신인도 또한 하락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실제로 한보철강의 부도 이후 외국 투자자들은 우리나라 기업에 투자를 중단한 상태였다.

한보철강의 악몽이 가시기 전에 다시 한번 기아그룹을 떠안게 된 제일은행 또한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정부는 제일은행의 재정적인 어려움을 예상해 국가 재정 333억달러 지원을 검토했다.

1997년 기아그룹은 38개의 계열사에 은행권 여신 5조4845억원, 제2금융권 4조515억원 등 금융권 빚이 총 9조5360억원에 달했다. 만일 기아가 부도 사태를 맞는다면 금융권 또한 연쇄 부실을 빚게 됨은 불 보듯 뻔했다.

이런 기아그룹의 상황을 잘 아는 미국의 포드사는 일본 마쯔다사를 인수한 경험으로 국내 시장 진출을 위해 우호적인 M&A 카드를 만지작거렸다. 세계적인 포드사에 인수될 기아자동차. 자금난 해소는 물론이고 포드사의 기술력과 넓은 영업망을 통해 크게 성장할 수 있는 기회였다. 당시 금융권에서도 이 M&A에 촉각을 기울이며 인수될 경우 기아자동차의 주가는 3배 이상 오를 것을 점치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1998년 기아자동차는 현대, 대우, 삼성, 포드가 뛰어든 입찰 경쟁에서 결국 현대자동차에게 인수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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