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0.12.28 11:55
  • 수정 2021.01.31 02:18

온라인 식품 거래액 급증...전년 比 60.3% 증가
"코로나니까 밥은 집에서"...가정간편식 시대 도래
"유흥은 NO...이제는 홈파티와 홈술이 대세"

[이포커스 PG]
▲ [이포커스 PG]

<편집자 주> 2020년은 격동의 한해였다.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팬데믹은 전 세계를 최대 위기로 몰고 있다. 휘청이는 글로벌 경제 속에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럼에도 우리 경제는 G20 국가 중 올 한해 경제성장에서 가장 돋보이는 선방을 했다. 이에 이포커스는 올 한해 경제·산업 산업분야의 부침과 성장 등을 조명해보는 [2020 결산] 시리즈를 게재한다.

글싣는 순서-①제약·바이오 ②게임산업 ③증시 ④자동차산업 ⑤식품산업 ⑥IT/반도체 산업 ⑦건설·부동산 산업 ⑧유통산업


사람은 누구나 밥을 먹는다. 밥을 먹지 않으면 생명 유지를 할 수 없어 살기 위해서라도 먹는 것이다. 올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많은 활동이 금지됐음에도 식품업계가 웃는 이유다.

2020년 한 해 식품업계는 '코로나=불황'이라는 상관관계를 깨고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온라인 식품몰 등을 이용한 비대면 거래가 늘면서다.

실제로 28일 통계청과 식품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10월까지 온라인 식품시장 거래액은 32조60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8조원 증가했다.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60.3% 증가했다.(음·식료품, 농·축·수산물, 음식 서비스의 인터넷·모바일쇼핑 거래액 기준) 업계에서는 연말까지 합산되면 4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온라인 식품시장 매년 성장...경쟁력 강화에 나선 기업들


[이포커스 CG]
▲ [이포커스 CG]

온라인 식품시장 거래액은 지난 2017년 13조2000억원에서 2018년 18조7000억원, 2019년 26조7000억원으로 매년 급증하고 있다. 올해는 약 4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발맞춰 식품 기업들도 온라인 시장 경쟁력 강화에 나서는 모양새다.

한국야쿠르트는 지난 11월 온라인 통합 플랫폼 ‘프레딧’을 론칭했다. 기존 온라인몰 '하이프레시(hyFresh)’가 8월까지의 매출액이 지난해 연 매출을 15% 이상 추월하면서 돌풍을 일으키자 통합 플랫폼인 프레딧을 출범한 것이다. 한국야쿠르트는 프레딧을 통해 식품기업을 넘어 ‘종합유통기업’으로 도약을 노린다는 계획이다.

동원그룹은 동원F&B 식품 전문 쇼핑몰 동원몰과 동원홈푸드 HMR사업부 더반찬&, 동원홈푸드 금천사업부의 금천미트를 동원홈푸드 온라인사업 부문으로 통합해 소비자 편리를 도모했다. 연회비 3만원을 내고 각종 할인 혜택과 전용 이벤트를 제공하는 프리미엄 유료 멤버십 서비스 '밴드플러스'도 론칭했다.

CJ제일제당도 CJ더마켓 론칭 1주년을 맞아 '가정간편식 전문몰'을 넘어 365일 건강한 집밥 생활을 제안하는 'No.1 식품 전물몰'로 도약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대상은 '정원e샵'에서 다수의 기획전을 열고 유료 회원제 '정원 클래식' 제도를 통해 고객 잡기에 나섰다.

롯데GRS는 브랜드 통합 애플리케이션 롯데잇츠를 선보이며 디지털 시대 경쟁력을 갖췄다. 롯데잇츠는 롯데리아, 엔제리너스, 크리스피크림도넛, TGI 프라이데이스, 빌라드샬롯 등 5개 브랜드를 하나의 앱에서 이용할 수 있는 앱이다.


"코로나니까 밥은 집에서"...가정간편식 시대 오다


"밖에 나갈수도 없고...귀찮으니까 집에서 간편하게 먹을래요"

식품 중에서도 특히 집에서 먹는 가정간편식(HMR) 수요가 급증했다. 코로나 여파로 외식을 자제하는 분위기에 집에서 밥을 먹는 상황이 많아져서다.

28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의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국·탕·찌개 등 국물요리 제품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정도 증가했다. 또 돈카츠·핫도그·치킨 등 튀김류 판매는 31% 늘었고 냉동만두와 햇반은 각각 14%, 12% 증가했다.

2인 이상 모임조차 꺼려지는 상황에 '혼파티'를 즐기기 위한 밀키트 매출도 급증했다.

G마켓에 따르면 지난 15일부터 21일까지 혼파티 관련 상품 판매량만 전년 동기 대비 1780% 급증했다. 보통 연말에는 외식 수요가 몰려 가정간편식 매출이 줄어드는 것과 비교해 두드러지는 수치다.

이러한 경향에 힘입어 국내 HMR 시장 규모는 급성장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 HMR 시장 규모는 4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해 3조5000억원에 이어 5000억원 가량 늘어난 수치다. 오는 2022년에는 5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비상식량'으로 꼽히는 라면 판매량도 늘어났다. 전 세계가 '셧다운' 사태에 대비해 유통기한이 길고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라면을 사재기 해두는 현상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국내 라면시장은 전년 동기 대비 7.2% 증가한 약 1조1300억원 규모로 커지며 반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해외 수출도 급증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11월 라면 수출액은 5억4972만달러(한화 약 6085억원)로 지난해 1년간 수출액 4억6700만달러를 이미 넘어섰다.

오뚜기는 올해 라면 수출액이 지한내 동기보다 20~30% 늘었다. 팔도도 러시아와 베트남 현지 법인을 통해 라면을 파는데, 이들 법인의 올해 1~3분기 매출은 각각 1685억원과 263억원으로 순수 국내 총수출액(896억원)을 넘어섰다.

농심은 올 연말까지 약 1조1000억원의 해외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화 '기생충' 속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 열풍에 힘입었다는 분석이다.


"유흥은 NO, 홈파티와 홈술이 대세"···면역력 높이는 김치 판매도↑


올해 주류 시장에는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맥주와 소주 시장에서 '주류(主流)'였던 외식 및 유흥이 죽었고 '홈술족'의 증가로 가정 시장에서 주류(酒類) 점유율이 늘어났다. 기존 6대4 수준이었던 유흥과 가정 시장 점유율 비중이 올해는 3대7로 반전됐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심화되면서 주류업계 역시 발 빠르게 집콕족을 겨냥한 홈술 마케팅에 나섰다.

하이트진로는 1인가구 배달 시장을 겨냥해 진로 160ml 종이팩을 선보였고 참이슬, 진로의 ‘크리스마스 스페셜 에디션’을 출시하면서 홈술 시장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이같은 마케팅의 결과로 하이트진로는 소주 부문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참이슬 페트병(오리지널·후레쉬)은 올해 매출(12월 중순까지)이 전년 동기보다 17% 늘었다.

와인 판매량도 급증했다. 국내 와인 애호가들이 늘어나면서 편의점이나 대형마트에서 저렴한 와인 수요가 늘어난 것이다.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올해 와인 매출액은 약 250억원에 달한다. 2015년 76억원에 비하면 3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면역력으로 이겨내자는 수요가 생기자 김치 글로벌 판매량이 급증했다. 김치를 먹으면 면역력이 증가한다는 정보가 퍼진 것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11월 김치 수출액은 1억3152만달러(한화 약 1440억원)로 집계됐다. 12월 실적을 빼고도 지금까지 역대 최고치였던 2012년 1억661만달러(한화 약 1천167억원)를 크게 뛰어넘었다.

이들 중에는 ‘종가집’ 브랜드를 앞세운 대상이 1위, ‘비비고’ 브랜드를 운영하는 CJ제일제당이 2위 김치 수출을 기록했다. 두 회사의 수출액은 올해 들어 모두 30% 이상 늘어났다.

특히 미국에서의 성장률이 높았다. 대상은 미국 판매율이 올해 10월까지 두배 이상 뛰었고 CJ제일제당도 같은 기간 50% 이상 매출이 올랐다.

저작권자 © 이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