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0.07.03 19:35
  • 수정 2021.01.31 01:58

에프알엘코리아 지난해 매출, 전년비 30% 급감...19억원 영업 손실 기록
올 매출 전년비 60% 이상 줄어...자매 브랜드 '지유(GU)' 한국 철수 선언

[이포커스 PG]
▲ [이포커스 PG]

[이포커스=곽도훈 기자] 지난해 7월 일본이 기습적인 수출 규제를 단행한 이후 한국과 일본은 국교가 단절되다시피 했다. 한국에서는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인 ‘NO 재팬’ 운동이 일어난지 1년이 지났다. 현재 한국에선 일본 제품을 찾아볼 수 있을까.

지난 2018년 10월 대법원이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청구권을 인정, 전쟁기업이 피해자들에게 1억원을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이를 거부한다면 한국 진출 기업들의 한국 내 자산을 매각해서라도 강제 지급하겠다는 명령도 포함 돼있다.

이에 일본은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재료인 불화수소, 플루오린 폴리이미드(불화 폴리이미드), 포토레지스트 등 3가지 품목에 대한 수출규제를 무기로 삼아 한국을 압박했다.

하지만 한국은 오히려 고순도 불화수소를 개발에 성공, 양산하는 등 국산화에 성공했고 대중적으로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 ‘NO 재팬’ 운동이 퍼지며 오히려 일본이 타격을 입는 형국이 됐다. 일본의 강공이 전화위복이 된 셈이다.

그 중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곳은 단연 유니클로다. 국내에서 급성장하던 차여서 그 타격이 더 컸다.

불매운동이 시작되자 각 유니클로 매장앞에서는 NO재팬, NO유니클로라는 푯말을 든 채 시위를 하는 광경이 익숙해졌다. 심지어 유니클로 매장에 들어가는 손님을 사진으로 찍어 SNS에 올리는 행위도 서슴지 않는 ‘유니클로 순찰대’도 등장했다.

히트텍 등 주력상품 할인 행사로 잠시 주춤하는 듯 했으나 일본인 유니클로 임원의 "한국에서 일어난 불매운동은 오래 가지 못할 것이다"는 발언과 유니클로 광고에 위안부 할머니를 폄하는 듯한 내용이 담긴 것이 알려져 불매운동은 다시 불붙기 시작했다. 광고는 15초 분량인데 98세의 할머니와 13세 소녀가 대화를 나누는 도중 소녀가 "스타일이 완전 좋은데 제 나이 때는 어떻게 입으셨나"고 질문하자 할머니가 "맙소사. 80년도 더 된 일을 기억하냐고"라고 답해 큰 논란이 된 것이다. 할머니가 언급한 `80년 전`은 1939년으로, 일본이 일제강점기 시기 한국인의 강제징용을 하던 시기다.

불매운동 직격탄을 맞은 유니클로는 지난해 7월부터 매출이 급감하며 실적이 곤두박칠졌다.

유니클로의 한국 법인 에프알엘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30% 이상 감소했다. 2015년 이후 `매출 1조 클럽`을 달성해 왔지만 5년만에 1조원 밑으로 떨어졌고 19억원의 영업손실마저 기록했다.

올해는 사정이 더 악화됐다. 잦아들줄 모르는 '노재팬' 바람속에 매출은 지난해 대비 60% 이상 급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11개 매장까지 폐장해 올해 6월 기준 매장수는 174개다.

이 여파로 에프알엘코리아는 내부 구조조정까지 고민중이었다. 하지만 해당 내용이 담긴 이메일을 배우진 전 에프알엘코리아 대표가 실수로 전 직원에 발송해 논란이 되면서 실제로 진행되진 못했다.

'유니클로' 자매 브랜드 '지유(GU)'도 불매운동 여파로 한국 진출 1년 8개월 만에 철수를 선언했으며 '데상트' 역시 큰 타격을 입었다. '데상트' 전체 매출의 50%가 한국에서 발생할 정도로 한국시장이 중요했지만 불매운동의 여파로 지난해 실적이 급감했다. 업계에 따르면 데상트코리아의 작년 매출액은 15.3% 줄었고 영업이익은 86.7% 감소했다.

'유니클로'에 가려져 '아식스코리아'는 일본 불매운동의 타겟을 피해갔다. 덕분에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6.2% 정도 감소하는데 그쳤고 지난 2018년에 적자를 기록했던 영업이익은 오히려 지난해 47억 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화장품 시장에서도 불매운동의 여파는 이어졌다. 다만 한 기업에 집중된 것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침체된 모습을 보였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화장품 수입은 2억869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8.5% 줄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유니클로가 일본 임원의 불매운동을 비웃는 듯한 발언과 위안부 폄하 광고로 인해 회복할 수 없는 타격을 입었다”며 “두 차례 형식적 사과 외에는 어떠한 반성도 없어 한국에서 퇴출될 때까지 분노한 국민들의 불매운동은 끝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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