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1.01.11 10:32
  • 수정 2021.06.22 16:53

은행권 대출 재개...개미 투자자들, 빚낸 자금 증시로 집중
1월 신용대출 잔액 134조1015억원...전월比 4534억원 늘어

일러스트/김수정기자
▲ 일러스트/김수정기자

새해부터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3000을 넘는 등 증시 활황세가 지속되면서 증시에 ‘빚투(빚 내서 투자)’ 열풍이 거세지고 있다.

연초 불어닥친 '빚투'는 주로 개미들이 주도하고 있는데 작년 연말 주춤했던 마이너스 통장 개설과 은행권 신용대출이 주식 투자로 몰리는 양상이다.

10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시중은행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전체 신용대출 잔액은 134조101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말(133조6482억원)에 비해 4영업일(4∼7일)만에 4534억원이 늘었다.

같은 기간 마이너스 통장을 통한 신규 신용대출(한도거래대출 또는 통장자동대출)은 작년 12월 31일 1048건에서 1960건으로 증가했다. 새해부터 마이너스 통장 수요가 두 배로 증가한 것이다. 이달 1∼7일 5대 은행의 신규 마이너스 통장은 총 7411개, 마이너스 통장 잔액도 46조5310억에서 46조7721억원으로 2411억원이 올랐다.

최근 주식시장이 활황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일단 받고 보자’는 심리로 신규 마이너스 통장 개설이 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당국과 은행권이 또 다시 ‘대출 조이기’에 돌입할지 모른다는 불안감과 함께 새해 3000포인트를 돌파한 코스피, 끝을 모르고 치솟고 있는 비트코인이 ‘빚투’ 열풍을 불러온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지난해 말 은행들은 금융 당국의 가계 대출 총량 관리 지침에 따라 대출 한도·우대 금리를 줄이거나 일시적으로 신용 대출을 중단하며 가계 대출을 조였다. 하지만 신정 연휴를 전후로 시중은행들은 다시 주력 신용 대출 상품 판매를 재개했다.

신한은행과 카카오뱅크는 작년 말 중단했던 비대면 신용 대출을 새해부터 다시 운영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12월 22일부터 2000만원이 넘는 신규 가계 신용 대출을 금지했지만 이달에는 2000만 원 기준을 없앴다. 우리은행도 지난 12월 11일 이후 중단한 비대면 신용 대출 상품 ‘우리 WON하는 직장인대출’ 판매를 이달 7일부터 재개했다.

다만 이 같은 상황에 금융 당국은 경계하는 분위기다. 가계대출 증가세를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있는 금융 당국은 올해에도 은행권의 고액 신용 대출을 조이는 ‘대출 조이기’를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금융 당국은 은행들로부터 연간 총량 관리 계획을 받고 있는 만큼 이 계획을 중심으로 은행권과 대출 증가율 조율을 위한 협의에 나설 예정이다.

저작권자 © 이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