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0.07.31 16:02
  • 수정 2020.12.09 21:33
[이포커스 곽유민 기자]
▲ [이포커스 곽유민 기자]

[이포커스=곽유민 기자] 일본 불매 운동 1년이 지나는 동안 유니클로가 서서히 고사하는 모양새다. 'NO재팬' 초기 부터 극우 일본기업의 대명사처럼 낙인이 찍힌 탓이다.

유니클로는 한국내 점포중 올 9월중으로 무려 9개나 폐점하기로 했다. 이들 가운데 서울 강남점이 폐점에 포함된 것은 유니클로 입장에선 뼈 아프다. 한국 철수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다는 상징성을 보이고 있어서다.

한국내에 진출한 일본계 기업들중 '노 재팬'의 직격탄을 맞은 곳은 부지기수다. 지난 1년 동안 한국에서 철수했거나 철수를 준비중인 기업들도 적지않다.

하지만 유독 저축은행 업계는 '노 재팬'의 무풍지대다. 돈이 급한 서민들이 일본기업이든 아니든 따질때가 아니라는 점 때문인가.

한국에 진출한 일본계 저축은행들은 대부분 일본 내 사채업체들이다. 일본 사채회사에는 사채를 쓰는 사람에게 생명보험을 들게 하는 관행이 있었다고 한다. 사채를 쓴 사람이 자살했을 경우 보험금을 사채업자가 받아 내기 위함이다. 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5년 기준으로 3000명이 넘게 이 보험을 들었고 자살했다. '자살보험'이 아니라 '살인보험'이었던 것이다.

당시 일본 정부가 사채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기 시작하자 일본 사채업체들은 한국으로 발길을 돌렸다. 이후 저축은행 인수를 통해 한국 서민 금융시장을 장악하게 된다. 2010년 일본계 대부업체 오릭스가 첫 포문을 열었다. 푸른2저축은행을 인수한 데 이어 2013년에는 스마일저축은행의 경영권도 넘겨받았다. 지금은 OSB저축은행으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J트러스트는 2012년 미래저축은행을 인수했다. 이어 솔로몬저축은행, HK저축은행의 대출채권을 대규모로 사들여 덩치를 키웠다.

특히 일본 SBI그룹이 옛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을 인수해 이름을 바꾼 SBI저축은행은 자산 부분에서 압도적인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다. SBI저축은행의 가계 신용 대출 평균 금리는 16.82%에 달한다. SBI저축은행의 고금리 가계 신용 대출 잔액은 지난해 1조5103억원으로 전년 1조1881억원에서 3222억원 증가했다. 이는 전년 대비 27.1% 증가한 수준이다. 이러는 동안 SBI저축은행의 올 1분기 순이익은 681억원으로 전년 동기(365억원) 대비 86.5% 늘었다. 고금리로 한국 서민들 주머니를 턴 결과다.

SBI의 회장 요시타카 기타오도 대표적인 일본 극우 경제인이다. 그는 홈페이지를 통해 독도에 자위대를 보내야 한다는 등 막말로 많은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블로그를 통해 독도와 위안부 문제를 폄하하면서 노골적인 반한감정을 숨기지 않는 인물이기도 하다.

같은 일본 극우 기업임에도 한국에서 유니클로가 망하고 SBI저축은행은 흥하는 이유를 모두가 곱씹어 봐야하지 않을까.

저작권자 © 이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