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3.12.28 15:32
  • 수정 2023.12.28 16:19

'홍콩 ELS'의 대규모 손실 사태가 확산되는 가운데 SC제일은행이 앞을 못 보는 70대 시각 장애인에게 홍콩ELS 수천만 원어치를 불완전 판매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해당 70대 노인은 SC제일은행의 이 같은 행위로 인해 투자 원금 대부분을 손해 봐야하는 처지에 놓여 파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28일 국민일보 보도에 따르면 시각 장애 2급 A씨(74)는 지난 2021년 서울 강동의 한 SC제일은행 지점을 찾았다. A씨는 담당 PB(프라이빗뱅커)에게 “보통 예금보다 좋은 이자를 주는 상품을 원한다. 노후 자금이고 원금 손실 없는 상품을 추천해 달라”고 했다.

이에 이 직원은 “한 번도 손실이 난 적 없는 상품”이라며 홍콩 H지수 ELS를 권했고 A씨는 3년 만기 6000만원 상당의 ELS에 가입했다.

그런데 A씨는 상품 가입 전 ‘투자적합성검사’를 진행하면서 직원이 시키는 대로 작성했다. 실제 위험한 투자에 적합한 성향을 지녔는지를 파악해야 하는데도 직원이 '여기에 표시하세요'라고 안내하는 대로 서류를 작성하거나 아예 직원이 대리로 서류를 작성했다고 A씨 측은 주장했다. 담당 직원이 미리 ‘여기에 체크하세요’라는 식으로 답변을 유도하거나, 아예 대리로 서류를 작성했다는 것이다.

이후 A씨는 최근 홍콩 H지수가 반토막 나며 대규모 원금 손실 위험에 처한 상태다.

 SC제일은행 박종복 은행장 [이포커스 PG]
 SC제일은행 박종복 은행장 [이포커스 PG]

시각 장애 노인을 상대로 한 이 같은 불완전 판매 의혹이 제기되자 SC제일은행의 '약탈적 금융'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외국계 은행인 SC제일은행은 올 3분기까지 이자 수익 등으로 벌어들인 영업 이익이 3984억 원이었다.  SC제일은행은 이 중 절반이 넘는 2000억원을 중간 배당하며 본사 배만 불렸다.

SC제일은행은 영국계 다국적 은행 스탠다드차타드(SC) 그룹의 북동아시아법인(Standard Chartered NEA Limited)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데 SC제일은행의 막대한 배당금은 고스란히 본사로 보내지는 구조다.

지난 2009년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이 SC제일은행을 인수한 후 14년간 무려 2조7610억원을 배당해 본사로 보냈다.

이러는 동안 현 박종복 은행장은 4연임에 성공하며 10년간 '독주 체제'를 이어가고 있다.

박 은행장은 지난 2015년 1월 SC금융지주 회장 겸 은행장에 임명됐다. 2018년과 2021년 각각 은행장으로 재선임됐고 지난 11월 18일 4연임이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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