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3.10.24 15:13
  • 수정 2023.10.26 15:07

13년간 이호진 전 회장 구속, 재판, 사면...또 경찰 수사 본격화
재계 순위 50위권 밖으로 밀려난 태광그룹 '위기'...자산도 축소

태광그룹 이호진 전회장/이포커스 PG
태광그룹 이호진 전회장/이포커스 PG

'팩트경제'는 경제·산업 분야의 이슈에 한걸음 더 들어갑니다.


태광그룹 이호진 전 회장이 배임과 횡령 혐의로 또 다시 경찰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지난 8월 광복절 특사로 사면 복권된 지 불과 두달여 만인데요. 13년 가까이 이어져 온 태광그룹의 흑역사가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 전 회장에게 적용된 혐의는 업무상 횡령과 배임 혐의인데요. 태광그룹 계열사를 동원해 비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의심받고 있습니다. 알려진 배임·횡령 액수는 최소 20억 원 이상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현재 태광그룹의 대주주는 이호진 전 회장입니다. 이 전 회장은 창업주 故 이임용 회장의 3남 인데요. 지난 2004년 회장에 취임한 뒤 지난 2011년 횡령·배임과 법인세 포탈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직후인 2012년 2월 공식적인 회장 직책에서 물러났습니다.

당시 이 전회장은 태광산업이 생산하는 섬유제품규모를 조작하는 방식으로 총 421억 원을 횡령하고 900억 원이 넘는 법인세를 포탈한 혐의로 구속됐습니다. 

하지만 구속된지 63일 만에 간암 등의 이유로 보석 석방됐고 이후 7년 넘게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았는데요. 결국 2018년 말 다시 구속 수감된 이 전 회장은 2019년 6월 징역 3년형을 확정받았고 형기를 마친 뒤 2021년 10월 만기 출소했습니다.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가 24일 이 전 회장의 자택과 태광그룹 사무실 등에 대한 전격 압수수색에 나서며 이 전 회장에 대한 강제 수사를 본격화했다는 점은 이 전회장이 또 다시 구속될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인데요. 

이 전 회장이 비록 공식적으로는 회장 직책에서 물러났으나 창업주의 3남이자 그룹의 대주주로서 그룹 운영에 여전히 실질적 권한을 행사하고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따라서 이번 경찰 수사로 이 전 회장의 비리가 드러나고 구속 수사까지 갈 경우 태광그룹은 또 다시 격랑에 휩싸일 공산이 큽니다.

17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입구에서 열린 ‘태광그룹 이호진 전 회장의 배임혐의 검찰 고발 노동시민사회 기자회견’에서 경제민주화시민연대, 참여연대 등 참석자들이 관련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3.4.17) 사진=연합뉴스
17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입구에서 열린 ‘태광그룹 이호진 전 회장의 배임혐의 검찰 고발 노동시민사회 기자회견’에서 경제민주화시민연대, 참여연대 등 참석자들이 관련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3.4.17) 사진=연합뉴스

재계순위 50위권 밖으로 밀려난 태광그룹 '위기'

태광그룹은 2023년 재계순위 52위입니다. 지난 2017년 44위로 처음 50위권에 진입한 뒤 2018년 36위로 그룹 역사상 가장 높은 위치에 오릅니다.

그러나 2019년 40위, 2020년과 2021년 49위, 2022년 48위로 점점 밀리더니 올해는 50위권 밖으로 밀려난 상태입니다.

그룹의 총 자산도 지난 △2017년 7.4조원 △2018년 8.7조원 △2019년 9.3조원으로 상승했으나 △2020년 8.2조원으로 쪼그라듭니다. △이후 2021년 8.7조원 △2022년 9.7조원으로 상승하더니 2023년 기준으로는 9조원으로 줄었습니다.

이 전회장이 또 다시 유고의 상태가 된다면 그룹의 실질적 구심점이 사라져 태광그룹에 위기가 찾아올 수 있다는 우려감이 그룹 안밖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반면 공교롭게도 이 전회장이 '영어(囹圄)의 몸' 일 때 그룹이 잘 나가고 이 전 회장이 회장직을 수행하거나 자유의 몸일 때 그룹의 성장이 후퇴하고 있다는 평가도 적지않습니다. 표면적이나마 '비리 오너'가 지배하지않는 투명 경영 탓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것입니다. 

과연 태광그룹의 흑역사는 계속될지 두고 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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