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3.09.26 10:31
  • 수정 2023.09.26 12:05

'낙관적 경기 전망' vs '저성장 고착화' 공존…수출·내수 '디커플링'
뚜렷해질 물가 하방 압력…한은 선제적 금리 인하 가능성

대한민국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하는 수출이 올들어 심각한 부진을 겪고 있습니다.

9월 들어서도 1일~10일까지 우리나라 수출은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7.9% 감소했고, 무역수지는 16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관세청이 최근 발표한 이 기간의 수출입 현황에 따르면 수출은 149억 달러, 수입은 165억 달러로 전년동기대비 수출 12억7000만 달러로 7.9% 감소, 수입은 21억 달러로 11.3% 감소했습니다.

주요 품목 수출 현황에서는 승용차가 32.4%, 무선통신기기가 5.6% 증가한 반면 반도체가 28.2% 하락했습니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2.3% 늘었는데 비해 중국은 17.7%나 줄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수출 실적은 올들어 전년 대비 증가를 기록한 달은 단 한번도 없는 상황입니다. 

 

표/전년 대비 2023년 월별 수출 실적
표/전년 대비 2023년 월별 수출 실적

수출 부진이 장기화 되면서 벌써부터 내년 경제 전망도 엇갈린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낙관적 경기 전망'과 수출 부진 장기화로 인한 '저성장 고착화 우려'가 공존하는 것인데요.

신한투자증권 하건형 연구원은 25일 '미리보는 2024 한국경제' 리포트를 통해 "2024년은 기업이익 전망치 상향과 경기 선행 지수 반등 등 낙관적 경기 기대가 고조된다"면서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금년에 이어 내년에도 1%대 성장이 예상된다"고 밝혔습니다.

엇갈린 경기 인식 배경에는 제조업, 즉 수출과 서비스업(내수) 간 디커플링에서 비롯된다는 게 하 연구원의 분석입니다.

지난 4년 가까이 코로나 사태를 겪으며 세계경제 질서는 빠르게 바뀌고 있습니다. 제조업은 이러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고부가가치 중심으로 산업구조 재 편과 선진국 중심으로 재편되는 신공급망 질서 편입, 디레버리징 등으로 효율성을 강화시켰습니다.

하지만 내수는 구조적 문제가 산적한 상황인데요. 하 연구원은 "소비를 지탱했던 고용 위축이 시작되는 가운데 구조조정 지연으로 생산성이 후퇴한다"며 "지연된 디레버리징으로 인한 부채 부담은 확대됐으며 정부 재정 지원 축소로 업사이드는 제한된다"고 밝혔습니다. 

뚜렷해질 물가 하방 압력과 한은 선제적 금리 인하 가능성

하 연구원은 "수출 개선에도 내수 부진으로 내년 경제성장률은 1% 중후반으로 전망한다"며 "다만 선진국과 달리 한국은 고용 공급 충격이 미미하다"고 전망했습니다.

이어 "식료품, 에너지 등 공급 측 물가 상승 여파가 정점을 지나는 가운데 수요 측 물가 상승 압력까지 둔화돼 내 년에는 물가가 목표치(2%) 부근으로 안정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물가 안정, 경기 부진 등 대 내 요인은 내년 상반기 중 선제적 금리 인하를 지지한다"며 "다만 내외 금리 차 확 대에 따른 자본 유출 부담이 상존해 선진국 통화 완화 기대가 형성될 필요가 있다. 대내외 여건을 고려 시 내년 중반 한은의 선제적 금리 인하가 예상된다"고 전했습니다.

저작권자 © 이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