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0.10.23 14:47
  • 수정 2023.09.22 23:29

신형 제타 가격, 아반떼와 동급..."같은 가격이면 독일차 탄다"
준중형 세단의 부활을 이끌던 아반떼...독주를 막아선 제타

[아반떼와 제타. 이포커스 제작CG]
▲ [아반떼와 제타. 이포커스 제작CG]

"아니 벌써 완판됐다구요?" "차기 물량은 언제 풀리는 건가요?".

폭스바겐의 신형 제타가 국내 준중형 세단 시장을 강타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준중현 세단 아반떼의 강력한 ‘저격수’로 등장한 폭스바겐 제타. 신형 제타는 출시한지 단 며칠 만에 계약이 마감되는 등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런 추세라면 준중형 세단 시장에서 아반떼 독주를 막아설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2일 폭스바겐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15일 정식 출시된 7세대 제타는 국내 시장에 2600대가 사전 계약 물량으로 풀린지 3일만에 완판됐다. 이 기간중 사전 계약을 신청한 구매 희망자수는 1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전해졌다. 신형 제타의 사전 계약이 완판됐음에도 추가 계약 여부를 문의하는 소비자들도 여전하다.

인천 검단에 사는 회사원 A씨는 "사전 계약 신청을 했다가 순번에서 밀려 매우 아쉬운 상황"이라며 "내년 초 할인 행사가 추가로 있을 수 있다는 소식을 듣고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 마포에 사는 회사원 B씨도 "이번 사전계약에 너무 많은 신청자가 몰린 것 같다"며 "내년 추가 물량이 있으면 다시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형 제타 가격, 아반떼와 동급..."같은 가격이면 독일차 탄다"


신형 제타가 이처럼 폭발적 인기를 받는 이유는 뭘까.

우선 이전 세대인 6세대 제타의 출시가격(3160~3650만원)에 비해 대폭 낮아져서다. 신형 제타는 2714만원(프리미엄 트림)부터 2951만원(프레스티지 트림)이다. 특히 폭스바겐의 할부 구매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2330만원에 구입할 수 있다. 첫차로 선택하기에도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의 수입차가 됐다.

차체 크기를 비교하면 신형 아반떼와 매우 비슷하다. 신형 제타는 전장 4700㎜, 전폭 1800㎜, 전고 1460㎜, 휠베이스(축거) 2686㎜이며 아반떼는 전장 4650㎜, 전폭 1825㎜, 전고 1420㎜, 휠베이스 2720㎜다. 두 차량의 크기가 비슷한데다 아반떼의 경우 고급 트림인 인스퍼레이션의 가격이 2453만원이어서 제타와 가격대가 비슷하다. 준중형 세단의 선택 폭이 좁아 어쩔 수 없이 아반떼를 선택하던 소비자들에게 신형 제타는 반가운 소식이다.

아반떼와 같은 가격에 독일산 세단을 탈 수 있다는 뉴스가 퍼지면서 각 매장에는 구매 문의가 빗발쳤다. 한 매장 영업담당은 “이미 계약은 마감 됐는데 문의가 끊임없이 들어온다. 대기번호라도 받으려는 분들이 많다”며 “영업하는 입장에서 반가운 일이지만 대기번호를 받아도 계약을 하실 수 있을거란 확답을 드릴수가 없어 솔직하게 계약 못하실 거라고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준중형 세단의 부활을 이끌던 아반떼...독주를 막아선 제타


국내 엔트리카 시장은 소형 SUV들이 압도적인 우세를 보이며 준중형 세단이 크게 밀리는 분위기였다. 국내 완성차 브랜드가 판매 중인 소형 SUV만 총 11종에 달할 만큼 시장이 달아 올랐다.

반면 준중형 세단 진영은 한국GM 크루즈와 르노삼성 SM3가 잇따라 단종된 데다 현대차 아반떼 6세대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과 형제차인 기아차 K3도 부진을 보이면서 이미 시장에서 사라진 소형 세단의 전철을 밟는 듯 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셀토스, 트레일블레이저, XM3 등 소형 SUV로서는 넓은 실내공간과 고급 사양을 갖춘 차들이 잇따라 시장에 나오면서 준중형 세산 진영의 설자리는 더욱 좁아지는 듯 했다.

하지만 이런 시장 분위기를 7세대 아반떼가 뒤엎어 버렸다. 공교롭게도 7세대 아반떼가 출시 후 최고 실적을 올린 시점에 맞춰 소형 SUV들이 일제히 판매 부진 사태를 겪고 있다. 7세대 아반떼로 구매자들이 몰린 탓이란 분석까지 나왔다.

이런 가운데 폭스바겐 신형 제타의 돌풍은 자동차 업계에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신형 제타가 돌풍을 이끌 수 있었던 이유는 단순히 가격만 낮춘 게 아니라 보증기간 연장과 같은 유지 관리 측면에서도 어느 정도 혜택이 있기 때문"이라며 "부담이 줄어든 만큼 단기간 차를 소유하고 싶거나 그동안 수입차를 타고 싶었던 소비자들도 환영할 일"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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