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로 보는 오늘] 1994년 정부-해운업계, '조건부나용선' 놓고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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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로 보는 오늘] 1994년 정부-해운업계, '조건부나용선' 놓고 갈등
  • 김지수 기자
  • 승인 2021.04.21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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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수정 기자
그래픽/김수정 기자

'경제로 보는 오늘'은 과거 오늘 일어난 경제 사건을 경제 용어 중심으로 풀어 드리는 뉴스입니다.


1994년 오늘(4월 21일). 한국선주협회는 정부가 외항 해운업체의 선박 확보 방안인 계획 조선과 국적 취득 조건부나용선(BBC) 제도를 금융이나 세제 면에서 너무 딱딱하게 운용하고 있다며 완화 요청을 발표했다.

당시 정부의 경제 행정 규제 완화 정책에도 불구하고 해운업에 대한 세제 및 정책은 거의 바뀌지 않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에 한국선주협회는 해운업계의 국제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고 호소했다. 

조건부나용선(BBC)제도란 선박의 용선 기간이 끝난 후에는 용선자(선박을 선주로부터 빌려 화물 운송을 하는 자)가 속한 국가의 국적을 취득하는 조건으로 한 *나용선을 말한다. 선박은 기본적으로 많은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일시에 선박 건조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운 경우에 이뤄진다.

<*나용선: 선주가 선박 만을 일정 기간 용선자에게 임대해 주고, 용선자가 자신의 책임과 비용으로 선원의 고용을 비롯해 선박 운행 유지 및 운송 행위를 담당하는 용선(화물 운송을 위해 보수를 지급하고 남의 선박을 대절하는 일 또는 그 계약) 형태로 선주는 자본비 만을, 운영비 및 항해 비용은 모두 용선자가 부담한다.>

정부는 업체가 국내 조선소에 발주해 자사가 운영하는 조건부나용선(BBC)도 수입 선박으로 간주, 업체가 선박을 인수하는 시점에서 선가(배삯)의 2.5%라는 높은 관세를 부과했다.

이처럼 정부는 해외에서 저렴하게 들여온 선박에 관세를 부과하는 세계 유일의 정책을 고수했고 선주협회는 국내 업체의 원가 부담만 가중되고 있다며 반발했던 것이다.

하지만 해운업체들은 리보(국제 금융 거래에서 기준이 되는 런던은행 간 금리)의 1% 내외의 싼 금리의 자금으로 선박을 건조할 수 있었다. 업체가 가장 선호하는 선박 확보 방안인 조건부나용선(BBC)제도는 갑자기 많은 자금을 발행하는 통화 증발 효과 등이 우려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정부는 그 규모를 매년 엄격히 규제하고 있었다.

반면 선박 건조가 정부의 계획과 원조에 의해 이뤄지는 방식인 계획 조선의 경우 금리(이자율)가 약 9%로 BBC 금리보다 4% 가량 높아 업체들은 선호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당시 정부는 외국 자본을 이용하는 것이라며 리보의 금리 전환은 불가함을 발표했고, 조건부나용선제도(BBC) 또한 수입 선박임을 강조해 국내 산업 부문과의 형평성을 고려, 당장 시행은 어렵다고 발표했다.

김지수 기자 jisukim@e-foc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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