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겜성시대] ①또 다른 나를 키우는 게임, MMORPG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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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겜성시대] ①또 다른 나를 키우는 게임, MMORPG의 역사
  • 곽도훈 기자
  • 승인 2021.04.02 16: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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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 합성/김수정 기자
일러스트 합성/김수정 기자

<'겜성시대'는 '겜성'의 게임(겜)과 감성의 합성어입니다.>


Role Playing Game. RPG.

한글로 해석하면 역할 수행 게임이다. RPG는 유저가 게임 속 캐릭터를 맡아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게임이 주는 묘미는 현실에서 못하는 경험을 게임을 통해서 할 수 있다는 것인데 RPG는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어 그 역할에 몰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기가 높다.

최초의 RPG는 1974년 미국 TSR에서 개발, 현존하는 모든 RPG의 시초격인 한 던전 앤 드래곤(D&D)이다. 여기서 말하는 RPG는 컴퓨터로 하는 CRPG(Computer Role Playing Game)가 아니라 테이블에 둘러 앉아 즐기는 ‘보드게임’ 형태의 TRPG(Tabletop Role Playing game)를 말한다.

한 명의 마스터(관리자)가 진행을 맡고 주사위를 굴려 던전을 탐험하는 형태다.(CRPG와 구분하기 위해 TRPG란 말을 사용하는데 한국과 일본에서만 사용하는 용어고 원래는 그냥 RPG가 맞다)

D&D가 흥행에 성공하자 컴퓨터로 옮기려는 노력들이 시작됐다. 하지만 초기 CRPG는 극악의 난이도를 보였다. RPG가 익숙해지고 스토리도 비슷해져 클리어가 쉬워진 요즘과 달리 유저의 선택에 따라서 클리어 자체가 불가능해지는 경우도 있었고 가격도 가정용 콘솔 게임기보다 비쌌다. 이러한 특성들 떄문에 컴퓨터 RPG게임은 일부 마니아층만 즐기는 전유물이었다.

하지만 기술이 발전하면서 모든 사람이 즐길 수 있는 장르로 발전하는데 MMORPG의 등장이다.


"이게 게임이지" vs "진입장벽이 너무 높다"


Massively Multiplayer Online Role-Playing Game.

‘대규모 다중 접속자 온라인 역할 수행 게임’으로 불리는 MMORPG는 수십에서 수백명의 플레이어가 한 필드에 동시 접속하는 게임이다. 혼자서 혹은 소수의 인원이 즐기던 시대에서 벗어나 수많은 유저가 한 곳에 모여 게임을 즐길 수 있어 유저들은 열광했다.

특히 틀에 박힌 스토리와 뻔한 목표를 헤쳐 나가는 것이 아닌 PvP(대인간 전투), PvE(사람 대 환경) 등 본인 성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높은 자유도가 각광을 받았다.

하나의 가상 현실에 들어가 내가 원하는대로 캐릭터를 플레이하면서 ‘RPG’에 기대하던 역할 수행 측면이 실현된 것이다.

하지만 단점이 있는데 슈팅게임이나 전략게임은 실력과 재능만 있다면 어느정도 따라가는 게 가능한 반면 MMORPG는 다수의 유저가 이미 재화와 레벨, 콘텐츠 등을 쌓아 놓은 게임에 들어가자니 격차가 심하다는 것이었다. 이 진입장벽은 새로운 유저의 유입을 막고 소위 ‘고인물’들만 남아있다 결국 게임을 쇠퇴의 길로 이끈다.


최초의 MMORPG 논란 정리..."벌써 30년 전"


한국 최초의 머드 게임인 '단군의 땅'
한국 최초의 머드 게임인 '단군의 땅'

'머드게임'은 그래픽 요소가 없는 게임을 말한다. 그래픽이 없고 텍스트 기반으로 게임을 하는데 로그인부터가 내가 직접 “접속”을 타이핑 해야하고 들어간 뒤에도 일일이 “이동”, “공격”, “퇴장” 등 명령어들을 입력해야한다.

이 시기를 0세대 MMORPG라고 부른다. MMORPG의 요소를 엿볼 수 있지만 아직 MMORPG라고 하기엔 애매하다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1993년 ‘마리텔레콤’에서 개발한 ‘단군의 땅’이 널리 알려졌다.

이후 나온 게임들을 두고 과연 어느 게임이 최초의 MMORPG인가 하는 논쟁이 뜨겁다.

울티마 온라인
울티마 온라인

먼저 1997년에 MMORPG의 틀을 형성했다고 평가받는 게임, ‘울티마 온라인’이다.

울티마 온라인을 만든 리처드 개리엇이 ‘MMORPG’라는 단어를 창안했다는 점에서 최초의 MMORPG라고 보는 사람이 많다.

울티마 온라인은 직업선택의 자유, 하우징 시스템, 생산직 시스템, 아바타를 통한 개성표현 등 압도적인 자유도를 바탕으로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심지어 유저가 운영자를 죽이는 사태가 발생했는데 처벌은 커녕 오히려 상을 줬다는 일화는 아직도 회자된다.

다만 강해지는데 한계가 있어서 한국사람들의 정서에는 맞지 않았다.(한국인들은 리니지처럼 말도 안되게 강해져서 몬스터를 가지고 노는 수준을 원했다)

울티마 온라인이 나오기 한참 전인 1991년에 개발된 네버윈터 나이츠도 그 후보 중 하나인데 길드 시스템과 PVP 개념까지 존재해 실질적인 MMORPG의 원조라고 평가받는다. 그러나 네버윈터 나이츠는 그래픽 수준이 매우 빈약하고 텍스트성이 높아 머드게임에 가깝다는 논란이 있다.

바람의나라 구버전
바람의나라 구버전

최초의 MMORPG 논쟁에서 국산 게임 바람의나라를 빼놓을 수 없다.

원래 바람의나라는 세계 최초의 MMORPG라고 많이 알려져 있다. MMORPG 부문에서 기네스북에 등재되기까지 했는데 사실 최초라는 타이틀은 아니고 ‘가장 오랫동안 상용화 서비스 중인 MMORPG’라는 부문이다. 오래전 MMORPG 초창기 시절 만들어진 게임도 맞고 그래픽 기반 RPG 게임의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점도 맞지만 바람의나라가 최초는 아니다.(최초의 상용화된 완전히 그래픽 기반의 MMORPG라고 한다면 맞다)

결국 1991년 네버윈터 나이츠, 1992년 출시된 ‘이서비우스의 그림자’(꽤 뛰어난 그래픽 직관성을 보여준다), 1995년 12월 서비스를 시작한 ‘메리디안 59’(3D 그래픽을 구현) 등이 MMORPG의 성격을 띄고 있는 게임들이고, 1997년 출시된 울티마 온라인이 ‘MMORPG’라는 용어와 개념을 정립했다는 점에서 ‘최초의 MMORPG’라고 보는 것이 맞다. 이후 1998년 등장한 리니지까지가 1세대 MMORPG로 분류된다.

에버퀘스트
에버퀘스트

2세대는 ‘피리오나 비’ 공주로 유명한 기념비적인 게임. 에버퀘스트다. 이후 등장한 RPG게임들은 모두 이 게임을 벤치마킹했다고 해도 될 정도다.

특히 에버퀘스트는 RPG에서 지금까지도 사용되는 ‘탱딜힐’ 구도를 정착시킨 것으로 유명한데 솔로 사냥이 거의 불가능하다시피 해 사냥을 위해서는 반드시 ‘탱딩힐’이 모여 파티를 맺어야 했다.

에버퀘스트는 이후 온라인 게임 흥행 1위를 유지하다가 이 게임이 나오면서 1위를 뺏긴다. 2004년 11월에 출시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World of Warcraft, WOW)다.

불타는 성전 클래식의 부활
불타는 성전 클래식의 부활

MMORPG의 집약체라고 할 수 있는 WOW(와우)는 출시와 동시에 전 세계적으로 흥행했는데 도합 244개 국가에서 계정을 생성했고 즐기는 유저 수만 1억명이 넘는다. 이 게임 덕분에 블리자드는 대형 게임 개발사로 크게 된다.

슈퍼 마리오, 테트리스, 팩맨, 퐁, 둠 등 게임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고 해도 될 정도의 게임들과 함께 ‘세계 게임 명예의 전당’에 최초로 헌액됐다. 또 기네스 세계 기록(전 세계에서 가장 인기있는 정액제 MMORPG)을 세웠으며 누적 매출은 115억달러(2016년 6월 기준)를 넘었다. 2년마다 확장팩을 발매하면서 꾸준히 인기를 유지해오며 아직도 사랑받는 게임이다.


3세대 나왔지만 여전히 대세인 2세대...차세대 기술은?


가상현실
가상현실

3세대 MMORPG는 2세대와 대체적으로 비슷하지만 유저가 게임 내 콘텐츠에 직접적으로 개입할 수 있느냐의 차이가 있다.

2세대가 개발자가 만든 것을 그대로 즐기는 구조라면 3세대는 유저들이 능동적으로 변화를 주는 것이다.

예들 들면, 게임 내에서 대륙간 이동을 하려면 비행기를 이용해야 하는데 한 유저가 배를 만들어 다른 사람들을 태우고 대륙간 이동하면서 영향을 주는 식이다.

이러한 방식에는 장단점이 있는데 자신이 게임 개발에 마치 참여한 듯한 느낌을 줘 애착을 가질 수 있는 반면에 일부 '고렙' 유저들이 게임 내 시스템을 좌지우지 하며 독재를 하는 등 폐단이 생길 수 있다는 단점도 있다.

주요 게임으로는 길드워2, 아키에이지, 파이널 판타지 14, 검은사막 등이 있다.

3세대조차 아직 정립되지 않은 상황이라 다음 세대를 예측하기는 힘들지만 차세대 MMORPG는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이 도입된 게임일 거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곽도훈 기자 kwakd@e-foc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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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입장에서, 어렵지 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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