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F초점] 펄어비스·카카오 '주식쪼개기'···'액면분할'은 호재일까 악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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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F초점] 펄어비스·카카오 '주식쪼개기'···'액면분할'은 호재일까 악재일까
  • 곽도훈 기자
  • 승인 2021.03.30 17: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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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이미지/김수정 기자
일러스트이미지/김수정 기자

인기게임 검은사막 개발사 펄어비스가 액면분할을 결정했다. 펄어비스 액면가액은 500원에서 100원으로 줄어든다.

30일 경기도 안양에 위치한 아르떼채플컨벤션 대강당에서 열린 제12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펄어비스는 액면분할 안건을 승인하고 정관 일부 변경을 승인했다.

이 결정에 따라 펄어비스 주식 액면가액은 기존 500원에서 100원으로 분할되며 주가 역시 30만1700원(3월 30일 종가 기준)에서 6만340원으로 낮아진다. 발행주식 총수는 기존 1324만주에서 6618만주로 늘어난다. 분할을 위해 다음달 13일부터 15일까지 펄어비스 주식 매매 거래는 정지되고 16일부터 신주 거래가 가능해진다.

‘국민 메신저’ 카카오도 29일 정기 주주종회에서 액면분할을 결정했다. 카카오 주식 액면가는 500원에서 100원으로 낮아지고 주가도 30일 종가 기준 49만3500원에서 9만8700원으로 떨어진다. 발행주식 총수는 4억4352만3100주로 늘어난다. 카카오 주식도 액면분할을 위해 다음달 12일부터 14일까지 정지됐다가 15일에 분할 상장된다.

액면 분할은 무엇일까. 주가가 떨어지면 기존에 주식을 가지고 있던 사람들은 손해를 보는 것일까? 또 액면 분할은 향후 주가 변동에 긍정적일까, 부정적일까? 궁금증들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액면가? 액면분할하면 내 주식은 어떻게 될까


액면분할을 이해하려면 먼저 액면가를 알아야 한다. 액면가는 금융이나 회계적 개념으로 명시된 금액을 말하는데 화폐, 유가증권 따위의 표면에 적힌 가격을 뜻한다. 쉽게 말해 주식 발행 시 자본금의 수준을 정하기 위한 금액이라고 보면 된다. 회사를 설립할 때 자본금을 100만원으로 설정하고자 한다면 액면가 100원에 1만주를 발행하면 된다.(상법상 최저 액면가는 100원이다)

이 액면가는 주가와는 무관한데 주가(발행가)는 그 회사의 가치에 따라 IPO(기업공개) 후 상장될 때 적용되는 가격이다.

액면가가 1000원이라도 주식시장에서 거래될 땐 다른 가격에 거래되는 것이다.

여기서 이 액면가를 낮추는 것을 액면분할이라고 한다. 한 장의 증권을 여러 개의 소액증권으로 분할하는 것이다. 앞서 말한 카카오의 예를 들어보면 카카오 주식 1주당 주가는 29일 종가 기준 48만7500원이고 액면가는 500원이다. 이 주식을 쪼개서 주가 9만7500원, 액면가 100원짜리 5장으로 만드는 게 액면분할이다. 그래서 원래 8870만4620주였던 발행 주식 수가 4억4352만3100주로 늘어나는 것이다.

기존에 카카오 주식 1주(48만7500원)을 보유 중인 주주는 쪼개진 주식 5주(1주당 9만7500원)를 가지게 된다. 줄어든 액면가만큼 주가도 떨어지기에 실질적인 자본 이익은 없는 것이다.(물론 손해도 없다)


액면분할, 주식시장서 호재 vs 악재


액면분할은 주식 시장에서 가격이 과도하게 높게 형성돼 거래량이 많지 않을 때 실시하는데 분할을 하게 되면 주가가 떨어지고 발행 주식 수는 많아지기 때문에 소액 투자자들을 끌어들여 활발한 주식 거래를 촉진할 수 있다. 액면분할이 주가에 호재로 작용하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7월 애플은 1주를 4주로 쪼개는 액면분할, 테슬라는 1주를 5주로 나누는 분할을 실시했는데 소액 투자자들의 접근이 쉬워지자 두 기업 다 거래량이 급증하며 주가가 급등했다.

반면 분할 후 주가가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

지난 2015년 아모레퍼시픽은 자사 주가가 300만원을 넘어가자 1주를 10주로 쪼개는 액면분할을 실시했다. 그러나 공시 이후에는 상승세를 보이던 주가가 실제로 분할 이후에는 당시 한반도 사드 배치 등의 악재로 주가가 하락했다.

2018년 삼성전자도 265만원선인 고가의 주식을 낮추려고 1주를 50주로 쪼개는 액면분할을 실시했다. 분할 이후 1주당 5만3000원이라는 낮은 가격이 됐지만 주가는 오르지 않았다.

다만 액면분할 덕분에 삼성전자 주식에 소액투자자들(개미)의 진입이 쉬워졌는데 2020년 초에 빛을 발했다. ‘동학개미운동’이 일어난 것인데 지난해 초 코로나19 여파로 글로벌 증시가 하락하며 삼성전자 외국인 투자자들이 매도에 나섰지만 개미들이 결집하며 삼성전자 주식을 다량 매수하자 결국 현재는 8만1600원(3월 29일 종가 기준)까지 올라섰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역시 액면분할을 단순히 호재로만 봐서는 안된다고 경고한다. 액면분할로 주가가 원래 가격보다 싼 것처럼 보이는 착시현상으로 인해 초기 거래량은 증가하지만 기업 펀더멘탈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게 아니기 때문에 결국에는 제자리를 찾아간다는 것이다.

KB증권이 2000년 이후 실시한 액면분할 사례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공시 당일 주가는 평균 3.78% 상승했고 평균수익률도 공시일 이후 두 달가량 상승했지만 이후 다시 하락하는 추세였다.

이문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액면분할은 기업가치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말한 바 있다.

김진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액면분할 자체가 기업의 펀더멘털과는 직접적 관련이 없다”며 “다만 주가가 낮아진다는 측면에서는 투자자들이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는 접근성 즉, 유동성이 높아지는 부분은 기대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IBK투자증권 이승훈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접근성이 높아져 소액 주주들의 참여 증가를 기대할 수는 있지만 펀더멘털에는 변화가 없는 만큼 중장기적 주가 상승을 위해선 결국 실적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곽도훈 기자 kwakd@e-foc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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