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고용부 인증기관인데 교육받으라"···알고보니 '보험 영업' 하는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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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고용부 인증기관인데 교육받으라"···알고보니 '보험 영업' 하는곳?
  • 곽도훈 기자
  • 승인 2020.11.22 00: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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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무 교육 필수로 받아야 한다"...실상은 금융·보험 상품 판매
정부 기관 사칭 기승하는데도 고용부는 실태 조차 파악 못해
"고용노동부라는 말에 우리도 당했다"...피해 사례 잇따라
[이포커스 제작CG]
[이포커스 제작CG]

"고용노동부 교육기관이다" "우리한테 교육 받아야 한다. 안 받으면 큰일난다"

중소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A씨는 최근 회사로 걸려온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본인을 고용노동부 인증 교육기관(센터) 소속 팀장이라고 밝히고는 장애인 인식 개선 교육 일정을 잡자고 했다. 일정이 빠듯했던 A씨는 추후에 받겠다고 거절했으나 "미룰 수 있는 게 아니니 당장 받아야 한다"며 독촉 전화를 계속했다.

A씨는 찜찜했지만 '고용노동부'라는 말에 우선 일정을 잡고 전화를 끊었다.

하지만 해당 센터는 고용노동부 위탁 교육 기관을 사칭한 금융·보험 마켓팅 업체로 확인됐다. 

이포커스가 A씨의 제보를 받아 취재한 결과 직장 내 장애인 인식 교육은 의무 사항이 맞지만 교육자료를 이용한 직장 내 자체 교육이 가능하다. 교육기관을 이용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 관계자는 "홈페이지에 교육용 동영상이나 간이 교육 자료가 등재돼 있다"며 "1년에 한 번 교육 진행 후 일지와 참석자 명단을 작성해 3년간 보관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사실을 확인 후 (고용부 인증을 받았다는) 해당 센터로 전화를 걸어봤지만 센터 관계자는 "저희한테 이수증을 받으셔야 한다"며 "오래 걸리는 것이 아니니까 잠깐만 시간 내주고 직원들 모아달라"고 재차 주장했다.

그러다 "교육 말미에 후원사 금융 조직에서 저축 재테크 안내가 있을 것"이라며 본색을 드러냈다. 


고용노동부, 사실관계 확인 요청에 "아무것도 모른다"


고용노동부 인증 센터를 사칭한 마켓팅 업체들로 인해 중소·영세 기업들의 피해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정작 고용노동부는 사실 관계 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이포커스와의 통화에서 "아는 바가 없다. 우리 과는 담당이 아니니 다른 과에 문의해보라"며 "어느 과에서 담당하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떠넘겼다.

다행히 고용노동부 산하 기관인 한국장애인고용공단에서 해당 사실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사실 전달을 받을 수 있었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에 확인 결과 해당 센터는 정식 등록된 기관이 아니었다. 정부기관을 사칭하며 상품을 판매하는 업체였다.

공단 관계자는 "홈페이지를 통해 인증 기관 명단을 공개하고, 지속적으로 안내를 하고 있다"면서도 "일일히 확인하고 제재할 방법이 없어 명백한 사실이 확인됐을 경우 고소·고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용부라는 말에 우리도 당했다"...피해 사례 잇따라


온라인 상에는 같은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글이 속속 올라와 있었다.

한 인터넷커뮤니티에 올라온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이라는 글에는 ‘5인 미만의 사업장에 자꾸 교육을 해주겠다며 연락이 와서 불렀더니 은행 상품 소개나 하고 있더라’는 내용이 담겨있다.

해당 글에는 '나도 전화 받았다. 끈질기게 전화오더라' '일정잡고 취소했더니 부재중 5통 오더라' 등 공감하는 댓글들이 달렸다.

또다른 글에서 글쓴이는 '중소기업교육지원센터에서 전화와서 직장내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 작년부터 시행된거고 의무이고 안들으면 과태료 나간다고 꼭 들으라는데 인터넷 찾아보니 자체 교육으로 해도 된다고 하더라구요. 그런데 이런곳은 자체 교육으로 해도 된다는 소리는 왜 안해주는지..그냥 무시해도 되는거죠?'라는 질문을 했다.

이에 노무사로 추정되는 한 누리꾼은 "대부분 교육을 빌미로 보험, 금융 영업을 하는 사람들"이라며 "무슨 센터라면서 마치 공기관인척 하는데, 장사치라고 생각하고 무시하라"고 강조했다.

곽도훈 기자 kwakd@e-foc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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