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간 만큼 낸다' 확 바뀌는 4세대 실손보험..."굳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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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간 만큼 낸다' 확 바뀌는 4세대 실손보험..."굳이?"
  • 홍건희 기자
  • 승인 2020.11.11 17: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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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가입자는 미적용...실질적 개선 효과 미지수
왜 보험료 차등제인가...2:8 의 법칙
[이포커스 제작CG]
[이포커스 제작CG]

국민 3800만명 이상이 가입해 '국민보험'이라고 불리는 실손 보험이 내년부터 보험금을 많이 탈수록 보험료를 더 내는 방식으로 바뀐다.

최근 실손 보험 손해율이 너무 높다는 보험업계의 목소리가 커지자 금융위원회가 실손 보험 개편 방안을 발표, 이른바 ‘4세대 실손의료보험’을 내놓은 것이다.

11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실손 보험 개편 방안은 보험료를 내리고 혜택도 줄이는 방향이 될 전망이다. 또 비싼 진료를 많이 받는 사람은 보험료가 3~4배로 오르는 할증제도 처음 도입된다.

보험 회사는 업계 특성상 ‘고객 유치’를 무엇보다 중요시 여긴다. 고객이 있어야 상품도 있고, 고객이 없으면 매출도 당연히 없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 일부 보험사가 고객을 오히려 받지 않으려고 하는 경우도 있다는 이야기가 있다. 실손보험 손해율이 높아 오히려 상품이 팔릴수록 보험사 입장에선 손해가 나기 때문이다. 손해율은 고객에게 받은 보험료 대비 내준 보험금의 비율을 말한다.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에 따르면 지난해 실손 보험 손해율은 133.9%로 역대 최고 수준이었다. 특히 코로나19로 경기가 침체된 올 상반기에도 131.7%에 달했다. 코로나 사태로 ‘나일롱 환자’가 줄어든 것을 감안했을 때 더욱이 높은 수치로 분석된다.


왜 보험료 차등제인가...2:8 의 법칙


백화점 매출의 경우 고객층의 20%가 전체 매출의 80%를 차지하고 나머지 80%의 고객은 전체 매출의 20%를 차지한다. 그런데 이 법칙이 실손 보험에도 비슷하게 적용됐던 것으로 파악된다.

보험연구원이 ‘2018년 실손보험 보험금 지급 비중’을 조사한 결과 전체 가입자 90.5%는 병원 입원에 따른 실손 보험금을 한번도 청구한 적이 없었다. 가입자 9.5%만이 입원 보험금을 청구했다는 얘기다.

이에 ‘4세대 실손보험’은 사고 보상처리에 따라 다음해 보험료가 할증되는 자동차보험처럼 병원 이용과 보험금 청구 횟수가 잦은 가입자의 보험료가 할증된다. 반면 1년 내내 보험금을 한번도 청구하지 않은 가입자는 보험료를 할인받을 수 있다. 즉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진료를 많이 이용한 사람의 부담을 무겁게 하겠다는 것이다.

정성희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달 27일 ‘실손의료보험 제도 개선’ 온라인 공청회에서 의료이용량에 따라 보험료를 차등 적용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정 연구위원이 공청회에서 제안한 보험료 차등제 방안은 할증단계를 만들어 보험금 청구자와 무청구자에 적용하는 식이다.

예를들면 A보험회사의 실손 보험금 청구자 비중을 기초 삼아 9단계와 5단계로 나누는 두 가지 보험료 차등제 방식을 설명했다. 9단계로 나누는 경우 병원에 아예 안가는 소비자(71.5%)는 보험료를 5% 할인 해준다. 가장 병원을 자주가는 상위 1.4%는 비급여 보험료가 3배가 되는 것이다. 5단계로 나누는 경우 병원에 안가는 소비자 71.5%는 보험료 5% 할인이 적용되고 26.5%는 그대로, 자주가는 2%는 보험료가 오른다. 그중 0.4%는 보험료가 최대 4배까지 오를수 있다.

한편 보험연구원은 두가지 방안을 당국에 제시했는데 상위 2상위 2%에 100~300%를 할증하는 방안과 상위 17.1%에 5~200%를 할증하는 것이다. 현재 10~20%인 자기부담금(소비자 부담)을 10%포인트 가까이 상향하고 재가입 주기(보험사가 보장 내용을 축소할 수 있는 주기)를 기존 15년보다 단축하는 방안 또한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기존가입자는 적용안돼...실질적인 개선효과 미지수


우려되는 부분은 이러한 개선안이 기존 실손 보험 가입자에게는 적용이 안 된다는 것이다. 기존 실손 보험 가입자가 이미 3400만명에 육박하는데 새로운 실손 보험 가입자가 얼마나 될지, 또 실손보험 손해율을 낮추는 데 실질적인 개선 효과가 나타날지 아직은 미지수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2017년 초 새롭게 도입한 ‘착한 실손’도 최근 10%대까지 비중이 상승했지만 여전히 구 실손과 표준화 실손 가입자 수가 전체비중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즉 기존가입자 입장에서는 4세대 실손 보험의 개선 효과가 확실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가입 전환을 시도할 이유가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즉 기존가입자에게 적용되지 않을 경우 드라마틱한 문제 해결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보험연구원은 “전체 가입자의 평균 보험료는 10% 이상 저렴해지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실손보험 가입자 중에 1년 동안 보험금을 한 번도 청구하지 않는 가입자가 과반수이기 때문에 70% 이상은 할인 혜택을 본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개편 전제가 ‘덜 내고 덜 받는’이기 때문에 소비자로서는 혜택이 줄어들었다고 볼 수 밖에 없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데 기존 보험가입자와의 손해율을 낮추기 위한 근본적인 방안이 비급여 관리이기 때문”이라며 “가입자의 동의를 받아 별도로 증빙서류를 떼지 않고도 병원에서 바로 실손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도로 보험업계를 비롯한 금융당국, 정치권에서도 도입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다”고 전했다.

홍건희 기자 hong@e-foc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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