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경제] GS 편의점과 홈쇼핑 합병 결과는···시너지 없는 '벌크 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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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경제] GS 편의점과 홈쇼핑 합병 결과는···시너지 없는 '벌크 업'
  • 곽경호 기자
  • 승인 2020.11.11 09: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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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너지 낼 수 없는 플랫폼...홈쇼핑에서 구매하고 편의점에서 찾아라?
업황 암울 편의점 살리고, 실적 좋은 홈쇼핑 없앤다...GS그룹의 속내
[이포커스 제작CG]
[이포커스 제작CG]

국내 편의점 1위 GS리테일과 홈쇼핑 1위 GS홈쇼핑이 합병을 전격 발표했습니다. 각각 업계 1위 끼리의 합병이다 보니 '메가딜' 수준은 아니지만 적어도 '빅딜'에 가깝다는 반응들입니다.

GS그룹은 지난 10일 장 마감후 공시를 통해 리테일과 홈쇼핑의 합병을 발표합니다. GS홈쇼핑 주식 1주당 GS리테일의 신주 4.22주를 배정하는 방식이죠. 합병은 각각의 이사회가 결의한 사항이니 남은 건 당국의 기업결합 심사 정도입니다. 

양사가 합병 하더라도 편의점과 홈쇼핑 업계에서 차지하는 마케시아(MS)는 크게 달라질 것은 없습니다. 시장 독점적 위치로 바뀌는 것도 아니라서 기업 결합 심사 통과는 무난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예정대로라면 내년 7월께 양사 주주총회를 거쳐 합병 후 존속회사는 GS리테일이 되고 GS홈쇼핑은 해산될 예정입니다.

합병 이후 GS리테일의 자산 규모는 9조원, 연간 거래금액은 15조원에 이르게 됩니다. 롯데쇼핑(자산 33조원), 이마트(매출 19조원), 네이버 쇼핑(거래금액 20조원), 쿠팡(거래금액 17조원)에 버금가는 또 하나의 '유통공룡'이 탄생하는 셈입니다. GS리테일은 2025년 매출 25조원을 목표로 세운 상태입니다.


전혀 다른 플랫폼...홈쇼핑에서 구매하고 편의점에서 찾아라?


GS그룹은 양사의 합병에 대해 "각사가 보유한 장점을 접목, 시너지를 높일 것"이라는 이유를 내놓았습니다.

실제로 GS리테일은 편의점 GS25 점포 1만5000여 곳과 슈퍼마켓 GS더프레시 320여 곳,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 6곳 등 오프라인 점포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GS홈쇼핑은 3000만명이 시청하는 홈쇼핑 채널, 1800만명이 이용하는 모바일 쇼핑앱을 운영중입니다. 이와 관련, GS측은 "GS리테일은 GS홈쇼핑의 디지털 역량을, GS홈쇼핑은 GS리테일의 오프라인 물류망을 활용할 계획"이라고 했습니다. 

허연수 GS리테일 부회장도 “두 회사는 밸류 넘버원이라는 GS의 가치를 공유하면서 온라인과 오프라인 유통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워왔다”며 “어느 때보다 경영환경이 불확실하고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시기에 두 회사의 사업역량을 한데 모아 더 큰 고객 가치를 만드는 일에 매진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양사의 합병을 두고 과연 허 부회장의 공언처럼 시너지가 있을지는 두고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오히려 양사 합병은 단순하게 몸집만 키우는 '벌크업'에 불과할 것이라는 평가도 적지않습니다.

우선 편의점과 홈쇼핑은 플랫폼이 완전 다른 '이(異)업종'이라 할 수 있습니다. 편의점은 소규모·소량의 생필품을 인근에서 편하게 직접 눈으로 골라 구매하는 잡화점입니다. 반면 홈쇼핑은 중저가 부터 고가에 이르는 상품을 집에서 TV로 구매하고 배송을 받는 일종의 디지털 점포라고 할 수 있죠. 

GS측의 합병 논리 대로라면 홈쇼핑에서 구매한 제품을 편의점에서 찾아가거나 홈쇼핑 상품을 편의점에서도 판매한다는 것이데 언뜻 와닿지가 않습니다.


'업황 암울' 편의점 살리고, 실적 좋은 홈쇼핑 없앤다...GS그룹의 속내는


더 나아가 향후 업황 전망이 불투명한 편의점을 홈쇼핑과 서둘러 합병시키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습니다.

국내 편의점 수는 최근 급속히 증가해 인구당 점포수가 ‘편의점 왕국’으로 불리는 일본을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사실상 포화상태를 넘어선 것이죠.

편의점 업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편의점 수(상위 6개사 기준)는 3만4376개였습니다. 우리나라 인구 (약 5125만 명)의 1491명당 1곳꼴입니다. 편의점 업황이 우리나라보다 훨씬 우위에 있는 일본은 인구 2226명당 1곳꼴 입니다. 일본보다 인구 대비 점포 수가 약 1.5배 많은 수치입니다.

실제로 지난 7월 말 현재 우리나라의 편의점 수는 무려 3만9000곳에 달합니다. 좁은 시장 파이를 두고 피 터지게 다투는 형국입니다. 반면 일본은 5만6000개 수준입니다.

올해 GS리테일의 암울한 실적은 이같은 시장 환경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습니다. 

GS리테일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790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2.8% 감소했습니다. 같은 기간 매출은 2조3488억원으로 1.1% 줄었고 당기순이익은 3.7% 감소한 661억원을 기록했습니다. 특히 GS리테일의 올해 2·4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 대비 무려 21.7% 감소한 531억원에 그쳤습니다.

이에 반해 GS홈쇼핑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4.3% 증가한 383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매출액도 2868억원으로 2.3% 증가했습니다. 

실적이 좋은 GS홈쇼핑을 해산하고 실적이 암울한 GS리테일에 합병시키는 GS그룹의 속내가 참으로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곽경호 기자 kkh@e-foc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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