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기자의 겜성시대] '20세기 감성 게임' 기적의 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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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기자의 겜성시대] '20세기 감성 게임' 기적의 검
  • 안성찬 기자
  • 승인 2020.10.25 15: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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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겜성시대'의 '겜성'은 게임(겜)과 감성의 합성어입니다.


오늘은 제가 20세기에 즐겼던 게임 중 기억에 남는 몇 가지와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20세기 감성 게임' 기적의 검을 비교해 보는 시간을 가지려고 합니다.

1990년대 후반~2000년대 초반 한국에서는 'PC방 붐'이 일기 시작했습니다. 이때 다양한 온라인 게임이 등장했죠.

그중 제 추억 속에서 '라그하임'과 '미르의 전설 2'이라는 게임을 한번 꺼내 보겠습니다.

[라그하임]
[라그하임]

먼저 '라그하임'은 국내에서 두 번째로 풀 3D로 출시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입니다.

지난 2001년 7월 2일에 클로즈 베타 테스트를 시작했고 한 달 후에 오픈 베타 테스트로 전환, 2002년 3월 9일에 정식 상용화해 최단 기간에 100만명을 돌파한 한때 잘나가던 게임입니다.

저는 너무 어린 나이에 이 게임을 접했던지라 깊이 있게 할 생각은 하지 못했고, 마을 앞의 '독 지네'라는 몹과 휴먼으로 마을 앞에서만 왔다갔다했던 기억이 나는데요.

이 게임을 넷마블에서 서비스했을 당시 친구들이 모두 '노바 1492'로 갈아탈 때, 혼자 뚝심 있게 남아 ‘라그하임’을 즐겼던 기억도 있네요.

[미르의 전설 2]
[미르의 전설 2]

위메이드가 2001년 3월 개발하고 서비스한 MMORPG 온라인 게임 '미르의 전설 2'의 경우 라그하임보다 오래 플래이했기 때문에 조금 더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감성을 자극하는 동양적인 배경 안에서 무공을 익히고, 닭을 잡아 고기를 가져다 팔고 그랬던 기억이 선명하네요.

[기적의 검]
[기적의 검]

오늘의 주인공 '기적의 검'입니다.

중국의 4399 Korea라는 회사가 만든 모바일 양산형 게임인 기적의 검은 출시된 지 약 1년 1개월 정도 됐는데요. 모바일 게임 커뮤니티 헝그리앱에 따르면 기적의 검 순위는 25일 현재 16위입니다. 높은 순위죠.

지금부터 제가 게임 설치 후 바로 10분 만에 삭제한 '기적의 게임' 기적의 검을 살펴보겠습니다.

[기적의 검]
[기적의 검]

게임 실행 후 첫 화면입니다. '빠른시작'과 '게임시작'이 뭐가 다른지 구분하기가 힘듭니다.

게임 시작을 눌러 보죠.

[기적의 검]
[기적의 검]

무려 1700개나 되는 서버 모두 '폭주(접속 중인 유저가 많다)' 상태로 나옵니다.

이 정도면 서버 선택 넘어가기 전 화면에서 대기열에 걸려야 하는 게 정상이라고 생각하는데요.

대기열이 없습니다. 기다리는 걸 싫어하는 고객의 편의까지 봐준 '하이패스 게임'입니다.

[기적의 검]
[기적의 검]

제일 허무했던 캐릭터 창입니다.

'새벽의기적', '별빛기사'가 뭔지에 대한 설명도 없고, 심지어 캐릭터 이름은 제가 설정하지도 않았는데 게임시작 버튼만 누르면 바로 시작됩니다.

'외국어베실'은 대체 뭘까요. 캐릭터를 만들면 다음 화면으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기적의 검]
[기적의 검]

본격적으로 게임에 들어가자마자 튜토리얼도 없이 바로 자동 사냥으로 이어집니다.

유저가 조작에 익숙하지 않아도 혼자 알아서 다 해 주는 친절한 게임이네요.

유저가 불편한 것이 싫은지, 아예 불편함 요소 자체를 삭제시킨 듯 합니다.

아무리 그래도 들어가자마자 레벨이 15라니요, 이건 좀 심하지 않습니까?

[기적의 검]
[기적의 검]

충격과 공포의 장면입니다.

게임 켜자마자 레벨 15를 찍은 것도 모자라서 레벨 15에 바로 보스전에 들어갑니다.

근데 보스의 체력바(HP)가 '83X'라고요? 근데 이걸 솔플(솔로플레이)로 해냅니다. 그 어려운 걸 제가 해냈습니다.

하다못해 바로 만렙으로 시작하는 게임도 아니고, 캐릭터가 원펀맨(사이타마)도 아닌데 어떻게 이걸 혼자 잡습니까?

[기적의 검]
[기적의 검]

곧바로 나온 두 번째 충격과 공포의 장면입니다.

"운영자님, 게임 즐긴지 이제 10분 됐는데 바로 평가를 해달라고요? 네, 제 평가는 삭제입니다. 감사합니다."

또 게임 종료 후 다시 실행하면 캐릭터가 알아서 레벨업을 해 놓습니다. 유저가 게임을 직접 한 것도 아닌데 혼자서 레벨업을 한다? 물론 이 부분을 좋아하는 유저분들도 있겠지만, 저는 게임과 유저간의 상호 작용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게임의 그래픽 부분은 극단적으로 얘기하면 '갤럭시 S4', '갤럭시 노트 4'에서도 구동이 가능할 정도라고 느껴집니다.

결국 게임 삭제를 결심하고, 심지어 종료 창도 찾기 어렵게 돼 있어서 게임을 강제로 종료한 후 휴지통으로 보냈습니다.

[기적의 검]
[기적의 검]

이 게임의 광고에 대한 부분도 잠깐 짚고 넘어가 보죠.

소지섭, 영탁 씨와 같은 좋은 광고 모델을 쓰고도 이 게임 유튜브에는 상상 이상의 연기력을 보여 주는 영상이 올라와 있습니다. 이 영상들의 더빙은 보기 버거울 정도인데요.

물론 시간이 지나면서 마케팅 중요도가 올라가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용은 필수가 돼 가고 있지만, 이 게임의 광고는 홍보를 하긴 해야 하니 그냥 공장에서 찍어 내는 수준으로 밖에 안 보입니다.

[클래시 오브 클랜]
[클래시 오브 클랜]

다른 게임의 예로 '클래시 오브 클랜'을 들어 보겠습니다. 처음 이 게임의 광고가 나왔을 때 특별한 모델이 없는데도 버스를 비롯한 다양한 매체에 자연스럽게 녹아 들어갔다고 생각하는데요.

저는 이 게임의 광고를 보면서 보기에 거북한 더빙 광고 없이도 충분히 게임 내 소재만으로도 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광고에 연예인이 등장하면 효과가 더 클 수도 있겠지만, 게임 광고라면 게임에 대한 궁금증을 갖게 만드는 게 더 중요하지 않을까요?


광고에 대한 얘기는 여기까지 하고, 작년 하반기 출시일이 비슷했던 두 게임과 간단히 비교해 보겠습니다.

[리니지2M]
[리니지2M]

NCSOFT의 '리니지2M'은 발표 당시 PC에서도 리니지2M을 연동해서 즐길 수 있다는 '퍼플'을 함께 내보였습니다. 이 점은 유저들에게 나름의 기대를 불러일으켰습니다(안기자도 솔직히 조금은 기대했었습니다).

또 넥슨의 'V4'는 캐릭터 종류가 6개나 된다는 점만 봐도 정말 대조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상술했던 2000년대 추억의 게임들과 21세기 게임 기적의 검이 다른 점은 무엇일까, 같은 해에 나왔던 게임들에 비해 더 나은 점이 하나라도 있기는 할까. 여러 가지 생각이 드는데요.

[SBS '생활의 달인']
[SBS '생활의 달인']

정리하자면 기적의 검은 '공갈빵'이라고 생각합니다.

공갈빵을 깨면 안에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매우 어색한 수많은 광고와 게임보다 모델에 더 눈이 갔던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비싼 돈 들여 모델을 쓰지 말고 게임을 탄탄하게 만들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요?

박형식 씨와 동준 씨가 방송에서 했던 말을 빌려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Mnet '4가지 쇼']
[Mnet '4가지 쇼']

동준 "맛있는 집은 비싸도 된다고"

박형식 "근데 맛이 없는데 비싸면 맞아야 돼"

-4가지쇼 中-

안성찬 기자 gameas@e-foc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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