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사들 올 것이 왔다···택배기사 4천명 "추석 분류작업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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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사들 올 것이 왔다···택배기사 4천명 "추석 분류작업 거부"
  • 곽도훈 기자
  • 승인 2020.09.17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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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전국 택배기사들 분류작업 거부 돌입...추석 택배대란 예고
택배기사, 올해만 7명 과로사...택배사들, 처우개선 '나몰라라'
[전국택배연대노조 페이스북 캡처 / CG제작 이포커스]
[전국택배연대노조 페이스북 캡처 / CG제작 이포커스]

택배기사들의 잇따른 과로사가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가운데 추석연휴를 앞두고 택배기사들이 분류작업 거부에 나선다.

택배기사들의 과로 문제는 최근 文대통령까지 언급할 만큼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하지만 CJ대한통운 등 국내 주요 택배사들은 이에 대한 해결책을 내놓지 않고 있는 상태다.

노동·시민단체들로 구성된 '택배 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는 17일 서울 정동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국 4000여명의 택배 기사들이 오는 21일 택배 분류작업 거부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대상이 되는 택배회사는 CJ대한통운·롯데택배·한진택배·우체국 등이다.

현재는 택배 기사가 사실상 분류작업까지 도맡고 있다.업무 시간의 절반가량을 분류 작업에 쓰지만 배달 건수에 따라 수수료를 받는 탓에 사실상 이에 대한 보상은 받지 못한다.

대책위는 "분류작업은 택배 노동자들이 새벽같이 출근하고 밤 늦게까지 배송을 해야만 하는 장시간 노동의 핵심 이유"라며 "하루 13~16시간 노동의 절반을 분류작업에 매달리면서도 단 한 푼의 임금도 받지 못한다"고 말했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지난 10일 택배 종사자 보호 조치를 발표하며 분류 작업에 필요한 인력을 한시적으로 충원하라고 택배업계에 권고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14일 택배 노동자의 과중 업무를 지적하며 임시 인력 투입을 당부했다.

하지만 아직 뚜렷한 해결안을 내놓은 택배사는 없다. 대책위는 "택배사들은 여전히 묵묵부답"이라며 "온 사회가 택배 노동자의 과로사를 우려하며 분류작업 인력 투입을 요구하고 있는데 택배사들은 눈과 귀를 가린 채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택배 노동자, 올해만 7명 과로사...택배사들, 처우개선 '나몰라라'


최근 CJ대한통운 경남 김해의 한 대리점에서 일해온 서형욱씨는 코로나19로 급증한 물량을 감당하기 위해 길게는 하루 16시간씩 근무했다. 이를 돕기 위한 대체 인력은 없었다. 서 씨는 업무를 견디기 힘들다며 두 달 전부터 친구들에게 여러 차례 가슴 통증을 호소하기도 했다.

결국 지난달 28일 서 씨는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졌다. 수 차례 수술 끝에도 회복하지 못한 서 씨는 지난 5일 새벽 세상을 떠났다. 가족과 동료들은 서 씨가 평소 지병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에는 가슴 통증을 자주 호소했다고 밝혔다.

택배 노동자의 죽음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5월 같은 회사인 CJ대한통운 택배노동자 정 모씨는 잠을 자던 중 갑자기 숨졌다. 사망 원인에 대해서는 ‘과로’라고 동료들은 주장했다. 정 씨 역시 하루 평균 500개의 물량을 길게는 14시간 이상 일하며 처리했다.

택배노동자들의 사망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는 것은 힘들어도 쉴 수 없는 고용 구조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택배노동자는 본사가 아닌 대리점과 계약을 맺는다. 택배회사가 위탁업체를 선정해 다단계식 개인사업자로 분류, 주 52시간 근무제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또한 배달 건수에 따라 수입이 결정되는데 쉬게 되면 일당보다 2~3배 더 많은 대체 배송비를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CJ대한통운은 올해 2분기 기준 CJ대한통운의 택배 물량은 3억8544만개(추정치)로 전년대비 20% 증가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택배업계는 유례 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택배노동자의 처우 개선은 전혀 이뤄지지 않아 부담은 온전히 택배노동자의 몫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노동계 한 관계자는 “CJ대한통운은 올해 2명의 택배기사 사망사고 외에도 지난 2016년부터 2019년까지 매년 한 차례 이상의 사망사고가 발생했다"며 "CJ대한통운이 사상 최고의 실적을 올린 이면에는 택배 노동자들의 고통이 있다"고 밝혔다.

곽도훈 기자 kwakd@e-foc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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