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보고서] "왜 하필 이 시기에 대학생인가"···언택트의 명과 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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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보고서] "왜 하필 이 시기에 대학생인가"···언택트의 명과 암
  • 홍건희 기자
  • 승인 2020.09.14 14: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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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수업’ 선택권은 없다...코로나19로 심리건강 '적신호'
[이포커스 제작CG]
[이포커스 제작CG]

“원래 같으면 기숙사 생활을 해야하지만 이번에는 계속 집에서 수업을 들을 수 있어서 편한 마음이 더 컸습니다.”

서울 출신으로 지방의 한 대학에 다니는 대학생 A씨는 최근의 언택트 강의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코로나19의 장기화가 대학가에도 접목되면서 비대면의 일상화가 상당부문 정착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수도권 대학에 다니는 B씨는 "내는 학비에 비해 강의 질이 떨어진다"며 부정적인 평가을 내렸다.

B씨는 "가끔 1시간 15분 수업을 30~40분 동영상으로 마무리 하거나 유튜브 다큐 영상으로 한주 내내 수업을 하시는 분들도 계셔서 수업의 질이 낮다”고 호소했다. 

코로나19 사태로 대학가에 비대면 강의가 시작된 이후 1학기를 보낸 학생들이 각기 다른 의견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언택트 시대가 길어지면서 심리적으로 힘들어하는 학생들도 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 2일 ‘서울대 비대면 교육 실시 현황 및 결과’ 발표에 따르면 학생들의 전반적인 만족도는 3.53(5점 척도)이었고 선호하는 비대면 수업 방식은 교수님이 촬영한 동영상(34.1%), Zoom 실시간 강의(28.5%), PPT 녹음 자료(20.2%) 순이다. 본인의 일정에 맞추어 원하는 시간에 강의를 들을 수 있다는 장점이 동영상 강의를 선호하는 주요 이유로 보인다. 반면 과제 및 학습량의 증가(23.1%), 네트워크 환경의 불안정(18.5%), 교수 및 동료와의 상호작용 어려움(17.6%)을 비대면 수업에서 힘들었던 점으로 꼽았다.

언택트 시대의 장기화로 청년들도 많은 것들에 적응 해가고 있다. 그럼에도 이제 막 사회에 나갈 준비를 하는 대학생들 에게 중요한 부분인 ‘인적 교류’가 불가하다는 점은 청년들을 가장 힘들게 만드는 요소로 분석된다.


‘비대면 수업’...선택권은 없다


실제로 같은 비대면 수업에도 학생들의 의견은 달랐다. 대학생 A씨는 “사실 온라인 강의가 나쁘지만은 않았다"며 "실시간 줌 수업 이외에는 원하는 시간에 강의를 듣고 과제를 할 수 있어서 시간적 여유도 훨씬 많이 생겼다”고 말했다.

반면 대학생 B씨는 다른 의견이었다. 그는 “실시간 수업인데 마이크 키고 게임을 하는 학생도 있고(혼잣말로 욕설) 집중도도 대면강의에 비해 떨어진다"며 "또한 출석 방법, 수업 방법이 교수님 마다 달라서 수시로 학교 홈페이지를 체크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또 “가끔 1시간 15분 수업을 30~40분 동영상으로 마무리 하거나 유튜브 다큐 영상으로 한주 내내 수업을 하시는 분들도 계셔서 수업에 질이 떨어진다”고 전했다.

특히 실습·예체능 계열의 경우 교수와의 면대면 강의가 필수적이다. 전공 수업의 대부분이 이론이 아닌 실습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현 상황에서 교수와의 면담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을뿐더러 함께 합을 맞춰 만들어 내야하는 연극, 합주 등 졸업 작품 같은 경우는 엄두를 낼수가 없는 상황이다.


코로나19로 심리건강 '적신호'


코로나19로 인해 변화된 일상에서 대학생들의 심리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 실제 대학생들은 코로나19 이후 ‘우울 > 불안 > 대인 관계 > 학업문제’순으로 심리적 어려움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가 유발한 청년 정신건강 위협 증가요인으로 △전반적인 신체활동 감소, 게임 이용시간 증가, 수면시간 감소로 인한 분노 및 긴장 증가 △감염에 대한 공포 및 가짜 뉴스로 인한 불안감 증대 △친구와 선생님 등과의 교류 및 놀이활동 감소로 인한 사회적 위축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한 가족 갈등 및 학대 위험 증가 등이 있다.

수도권 대학에 진학중인 대학생 C씨는 가을 학기 휴학을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기숙사 입주가 불투명해지고 다시 온라인 수업으로 혼자 공부해야 한다는 생각에 감정이 격해져 인터넷 대학생 커뮤니티에 이런 글을 남겼다. 그는 “왜 하필 지금 나는 대학생인가”라고 토로하며 “이대로는 미래가 없다. 이 상황에 계획을 세우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고 분통을 터트리기도 했다.

이처럼 코로나 팬데믹 속에 대학생 등 젊은층의 정신건강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전 세계 대학생들이 모이는 미국 또한 상황은 마찬가지다. ‘헬시 마인즈 네트웍’이 올해 7월 대학생 1만8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학교 캠퍼스가 폐쇄된 2020년 봄 학기 우울증을 호소한 대학생들이 2019년 가을학기보다 2배 가까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대학교수 D씨는 “줌(Zoom)을 이용한 화상 수업이 어깨를 두드려주거나 껴안아주는 온기를 대신할 수 없다”며 “원격으로 수업을 계속하고 있지만 지금 같은 어려운 시기에 학생들이 홀로 집에서 이 시기를 견뎌 내야하는 것”이 안타깝다고 전했다.

홍건희 기자 hong@e-foc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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