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좌열전④] "모바일로 한판붙자"···용호상박 '엔씨 vs 넥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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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좌열전④] "모바일로 한판붙자"···용호상박 '엔씨 vs 넥슨'
  • 홍건희 기자
  • 승인 2020.09.02 10: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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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저씨', 게임으로 전설을 기록하다 vs 에베레스트 그 꼭대기의 '눈덩이'
[이포커스제작 CG]
[이포커스제작 CG]

‘용호상박’. 용과 호랑이가 서로 싸운다는 뜻으로 두 강자가 서로 승패를 다툼을 이르는 말이다. 1990년대 중후반 PC방에서 맞붙은 엔씨소프트와 넥슨. 20년이 지난 현재, 모바일게임 시장에서도 라이벌전을 이어가고 있다.

남녀노소 게임을 좋아하거나 아닌 사람도 넥슨과 엔씨소프트의 이름은 들어봤을 것이다. 특히 바람의나라와 리니지는 두 기업이 1998년 출시한 1세대 PC 온라인게임으로 당시 PC방의 전국적인 확산과 맞물려 이용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던 게임들이다.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서비스되고 있을 정도로 두 기업을 대표한다.

‘리니지로 쌓아올린 견고한 성벽’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과 리니지2M은 각각 2017년과 2019년에 출시된 이후 구글플레이 매출 1, 2위에 올랐다. 두 게임은 형제끼리 기분 좋은 선두 경쟁을 해 오며 3위 아래로 떨어진 적이 없다.

지난 7월 15일 넥슨에서 출시한 ‘바람의나라: 연’이 견고했던 리니지 형제의 성벽에 균열을 냈다. 바람의나라는 특히 출시 하루 만에 다운로드 100만건을 돌파하더니 서비스한 지 5일 만에 구글플레이 매출 3위에 올랐다. 지난달 23일 처음으로 리니지 성벽을 무너뜨리고 매출 2위에 올랐다.

그럼에도 여전히 1위를 지키고 있는 리니지M, 출시하자마자 리니지 형제의 아성에 도전하는 바람의나라 두 기업의 왕좌 싸움은 갑작스레 찾아온 언택트 시대에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즐길거리를 제공해 주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언택트가 떠오르면서 게임사들이 반사 이익을 얻었다. 게임사 ‘맞수’ 넥슨·엔씨는 시장 기대치를 가볍게 넘기며 올해 2분기에 최대 호실적을 기록했다.


'린저씨'...게임으로 전설을 기록하다.


‘린저씨’는 게임을 하지 않는 사람이라도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리니지 하는 아저씨'의 줄임말로 때로는 엔씨소프트 라는 이름보다 오히려 더 친근하다. 리니지는 넥슨의 '바람의나라'와 함께 언급되는 대한민국 1세대 온라인 게임이다.

2000년대 초반 정부에서 PC방 확장 사업을 추진했고 덕분에 PC를 기반으로 했던 리니지는 날개를 달았다. 지금의 리니지로 자리잡는 데 매우 큰 기반이 된 것이다. 특히 리니지의 업데이트 속도에 대해서 아직도 게임 업계에서는 혀를 내두를 정도다. 1998년부터 2003년까지, 5년 동안 총 12번의 대규모 업데이트를 실행하며 게임의 기반이 됐던 원작 만화 ‘리니지’의 대부분을 게임 속으로 옮겨 냈을 정도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가 탄탄대로를 달리던 와중 리니지의 이름을 달고 새로운 후속작을 출시했는데 바로 '리니지 2'이다. 2003년에 출시된 리니지2는 그 당시 많은 이들로부터 극찬을 받을 수밖에 없는 풀 3D 그래픽으로 세상에 나타났다. 특히 2004년 리니지가 또 하나의 세계라는 것을 보여주는 사건이 발생했는데 그것이 바로 ‘바츠 해방전쟁’이다. 무려 20만명의 유저가 서버의 해방을 목적으로 일으킨 사건이다. 실제로 게임 내 인간 관계와 사회의 형태에 대한 연구 논문이 쏟아질 정도로 사회적 이목을 끌었다.

엔씨소프트 하면 리니지라고 할 만큼 리니지가 가진 힘은 상당하다. 단순히 즐기는 게임을 넘어 세상 속에 사회, 문화, 경제 시스템을 녹여내 ‘리니지’라는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게임이 곧 기업이 됐다.


에베레스트 그 꼭대기의 '눈덩이'


‘눈사태’는 사면에 쌓인 눈이 갑자기 대량으로 미끄러져 내리는 현상을 말한다. 말그대로 작은 눈덩이 하나가 걷잡을수 없는 눈사태가 되는 것이다. 넥슨은 위젯과 네오플을 인수해 M&A(인수합병) 성공신화를 썼다. 두 회사는 넥슨의 대표작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의 개발사다.

넥슨은 위젯을 인수한 후 따로 넥슨코리아를 만들었고, 이후 네오플을 사들이며 수익성까지 크게 늘었다. 두 회사의 탄탄한 IP가 그룹으로 스며들면서 기업이 급격히 성장한 것이다. 2011년 넥슨코리아는 든든한 IP를 통해 대망의 연 매출 1조원 돌파에 성공했다.

바람의나라는 넥슨의 '눈덩이'다. 현재 24주년을 맞은 국내 최장수 온라인 게임이자 세계에서 가장 오래 서비스를 하고 있는 MMORPG다. 만화가 김진의 바람의 나라를 원작으로 하고 있으며 1996년에 서비스를 시작해 20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상용화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국내 게임 중 처음으로 국내 외의 국가에서도 서비스를 한 게임 업계에 원조 글로벌 진출 게임이다.

또한 1996년 4월 5일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누적 회원수 1800만명 그리고 최고 동시 접속자수 13만명을 기록, 대한민국 게임 산업의 발판을 다졌다. 2011년 ‘세계에서 가장 오랫동안 상용 서비스 중인 MMORPG’로 기네스북에 등재 됐다. 그 긴 역사만큼 ‘바람의나라’는 한국 온라인 게임의 역사와 IT의 발전사를 담고 있는 게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엔씨소프트가 ‘리니지’라는 큰 성벽 안에 자리잡은 기업이라면 넥슨은 ‘넥슨’이라는 눈덩이에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가 더해지면서 걷잡을수 없는 거대한 눈사태가 된 것이다. 앞으로 이 눈사태가 국내를 넘어서 글로벌에서도 게임 업계를 장악할수 있을지 기대된다.


모바일로 한판 붙자...‘모바일로 따라와’


국내외 게임 플랫폼의 주도권이 PC에서 스마트폰으로 넘어가면서 넥슨과 엔씨소프트도 각각 바람의나라와 리니지를 모바일 버전으로 출시했다. 먼저 출시한 리니지M, 리니지2M은 출시한 이후 사이 좋게 구글플레이 매출 1, 2위 자리를 차지했으며 뒤늦게 출시된 바람의나라M이 리니지 형제의 왕좌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바람의나라가 서비스한지 8일 만에 리니지2M을 제치고 매출 2위 자리를 탈환했다. 리니지2M은 이에 뒤질세라 지난 12일 신규 콘텐츠 ‘크로니클III 풍요의 시대 에피소드3’, ‘공성전’을 업데이트했음에도 매출 2위 자리를 재탈환하지 못했다. 증권가에서는 엔씨소프트의 주가가 100만원에 근접했다가 80만원대로 급락한 이유가 리니지2M이 ‘바람의나라: 연’에 2위를 내준 것과 연관이 있다고 분석한다.

넥슨은 이달 27일 ‘바람의나라: 연’의 1차 승급, 신규 사냥터를 추가하면서 2위자리 굳히기에 들어간다. 엔씨소프트 또한 내달 대규모 콘텐츠 ‘월드 공선전’을 내놓을 예정이다. 앞으로 리니지2M이 다시 한번 2위 자리를 재탈환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언택트 문화’가 불러온 반사이익


코로나19에도 넥슨·엔씨소프트의 몸값이 뛰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언택트 문화가 확산되면서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다 보니 인기 PC게임을 기반으로 만든 모바일 게임을 내세운 엔씨소프트와 넥슨의 호실적이 점쳐진다.

넥슨은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한 645억엔 106% 증가한 267억엔을 달성했다. 엔씨 또한 전년 동기 대비 31.11% 증가한 5386억원 61.49% 증가한 2090억원을 기록했다. 두 기업은 하반기에도 연이어 기대작들의 출시가 예정돼 있어 언택트 특수는 지속될 전망이다. 특히 국내 시장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 진출을 통해 견조한 실적을 유지하며 하반기 신작 출시와 글로벌 시장 진출을 통해 호실적이 지속돼 추가 주가 상승이 기대된다.

두 기업이 연초 대비 크게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은 올 초부터 본격 확산된 코로나19로 소비자들이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증가, 실내 취미의 일환으로 게임 이용객이 늘어나서다. 더불어 10여 년 전 PC로 즐기던 게임들을 모바일로 출시하면서 1020세대들에게는 신선함을 3040세대들에게 향수를 선물하며 관심을 모은 점도 주효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게임 이용자수와 플레이 시간의 대폭 증가 등 게임 산업이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며 “두 기업이 급격한 변화에 전략적으로 맞춰 움직인다면 과거의 전설을 뛰어넘어 더 큰 미래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홍건희 기자 hong@e-foc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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