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F초점] 이동걸-정몽규 담판 다음날, 공정위 금호그룹 '고발'···아시아나 '판깔기?'
상태바
[EF초점] 이동걸-정몽규 담판 다음날, 공정위 금호그룹 '고발'···아시아나 '판깔기?'
  • 곽도훈 기자
  • 승인 2020.08.28 16: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동걸-정몽규 회동..."아시아나 인수 조건, 모든 가능성 열어 놔"
공정위 "박삼구 전 회장, 금호아시아나그룹 일감몰아주기 고발"
다시 판 깔린 아시아나 인수...다른 대기업들 인수 여건 조성 되나
[이포커스 제작 CG]
[이포커스 제작 CG]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 26일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과의 전격 회동을 가졌다. 이 회장은 이 만남에서 "아시아나 인수 대금 1조원을 깍아주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회장이 아시아나 인수에서 발을 빼려하자 최 후의 카드를 던진 것이다. 

그런데 다음날 공정위가 금호그룹에 대한 고발 방침을 발표했다.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대주주로 있는 계열사에 부당지원한 혐의다. 공정위는 과징금 총 320억원을 부과하고 총수, 경영진 및 법인을 고발하기로 결정했다. 혐의가 확정되면 금호그룹으로선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이처럼 하룻새 이동걸-정몽규 회동, 금호그룹 고발 등이 동시 다발적으로 이뤄지며 그 배경에 재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인수대금 인하와 금호그룹 힘빼기를 통해 아시아나 매각에 또다른 숨통을 트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상황이다.    


이동걸-정몽규 회동..."아시아나 인수 조건, 모든 가능성 열어 놔"


산업은행은 지난 26일 “이동걸 회장과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이 이날 만나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의 원만한 종결을 위해 인수조건에 대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논의했다”고 밝혔다.

산은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이 회장과 정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M&A와 관련해 의견을 나눴다”며 이같이 전했다. 산은은 “오늘 만남에서 산은은 아시아나 M&A의 원만한 종결을 위해 현산 측과 인수조건에 대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논의했다”며 “현산의 답변을 기다릴 것이며 이후 일정은 답변 내용에 따라 금호산업 등 매각 주체와 협의해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산은은 현산의 인수 부담을 크게 줄여주는 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산이 산은의 제안을 받을 경우 아시아나 M&A는 성사된다. 받지 않는다면 채권단은 40조원 규모의 기간산업안정지금으로 아시아나항공을 지원할 계획이다.


공정위 "박삼구 전 회장, 금호아시아나그룹 고발"...일감 몰아주기 혐의


공정거래위원회는 27일 금호아시아그룹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총 320억원을 부과하고 총수, 경영진 및 법인을 고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금호아시아나 계열사들이 그룹 재건 과정에서 계열사 인수자금 확보에 곤란을 겪던 금호고속을 부당하게 지원한 혐의다.

공정위에 따르면 금호아시아나 그룹은 계열사 인수를 통한 경영정상화 과정에서 총수 중심 지배구조의 정점에 위치한 금호고속을 그룹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지원했다. 

2015년부터 그룹 전략경영실(금호산업 지주사업부 소속)은 그룹 차원에서 금호고속 자금 조달에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독점 사업권을 활용하는 방안을 실행했다.

그 결과 2016년 12월 아시아나항공이 신규 기내식 공급업체에게 30년의 독점 공급권을 부여하는 것을 매개체로, 해당 기내식 공급업체가 소속된 스위스 게이트 그룹은 0% 금리에 만기 최장 20년인 상당히 유리한 조건으로 1600억 원 규모의 금호고속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인수하는 '일괄 거래'를 했다.

공정위는 이런 일괄거래가 아시아나항공이 독점 기내식 거래를 통해 금호고속이 BW를 발행할 수 있도록 사실상 보증, 담보한 것이라고 봤다. 이런 행위를 통한 금호고속 BW 금리(0%)는 정상 금리(3.77~3.82%)보다 현저히 낮은 수준으로, 금호고속은 금리 차이에 해당하는 총 162억 원 상당의 상당한 이익을 얻었다.

공정위가 부과한 총 320억원의 과징금 중 금호산업에 부과된 금액은 148억9100만원이다. 금호고속은 85억900만원, 아시아나항공은 81억8100만원, 금호산업은 3억1600만원의 과징금을 맞았다.

금호아시아나 그룹은 "향후 공정위에서 정식 의결서를 송달받은 뒤 내용을 검토해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시 판깔린 아시아나 인수...HDC 외 다른 대기업들 인수 여건 조성 되나


이동걸 산은 회장의 인수대금 인하 제시, 금호아시아나 고발 사태 등이 맞물리면서 정몽규 회장의 선택이 주목된다. 일단은 정 회장이 아시아나를 인수하는 여러 조건은 유리한 국면이다. 그럼에도 정회장이 아시아나 인수로 방향을 선회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라는 관측이 많다.

재계에서는 이번 인수조건의 대폭적인 완화로 때에 따라선 대른 대기업들도 인수에 나설 여건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우선 정 회장이 인수를 포기하게 되면 2500억원 규모의 이행보증금 소송은 불가피하다. HDC현산은 지난해 말 아시아나에 인수대금의 10%인 2500억원을 이행보증금으로 지급한 바 있다. HDC현산 측은 아시아나의 부실 등을 명목으로 계약 무산의 책임을 아시아나에 전가할 경우 이행보증금 일부를 지급받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정 회장의 인수 포기가 확정될 경우 기존 아시아나 인수 의사를 나타냈던 여타 대기업들이 다시 인수전에 나설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다. 

아시아나 인수대금이 1조원 가량 인하되면 당장은 아시아나 경영이 어렵더라도 향후 충분히 인수 가치가 있다는 것이 재계 안팎의 분석이다.

다만 코로나19의 팬데믹이 장기화할 경우 아시아나 경영정상화도 당분간 어렵다는 점은 여전히 걸림돌이다. 현재 아시아나의 부채비율은 2분기 기준 2291%, 자본잠식률은 지난해 말 18.62%에서 49.8%로 증가했다.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당초 HDC가 계약했던 2조5000억원의 인수 조건은 과도한 측면이 있었다"며 "만일 인수금액이 1조원 이상 낮아진다면 코로나19 상황을 감안 하더라도 다른 대기업들이나 사모펀드 등에서 충분히 인수 가능성이 생길 것"이라고 밝혔다.

곽도훈 기자 kwakd@e-focus.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