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현대홈쇼핑, 도 넘은 '과장 광고'···"소비자 현혹 끝판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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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현대홈쇼핑, 도 넘은 '과장 광고'···"소비자 현혹 끝판왕?"
  • 곽도훈 기자
  • 승인 2020.08.06 23: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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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램 노트북 판매 방송 살펴보니...한 달 후 배송 최대한 감추고 과장 광고는 '덧칠'
[일러스트. 곽유민 기자 제작]
[일러스트. 곽유민 기자 제작]

"CF와 동일 시리즈" "3년 전 2배 가격에 샀던 LG그램 노트북을 이 가격에".

현대백화점 계열 현대홈쇼핑의 도를 넘은 방송중 과대·과장 광고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들을 현혹, 피해를 야기하는 홈쇼핑의 과장 광고에 대해 적극 제재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경기도에 사는 박영훈(가명) 씨는 지난 7월 26일 현대홈쇼핑의 LG그램 노트북 판매 방송을 보고 혹했다. 100만원대 가격에 진짜 우리가 알던 LG그램 노트북을 살 수 있는 걸까. 박 씨는 방송 도중 '쇼 호스트'의 설명만 믿고 하등의 망설임 없이 15인치 노트북을 108만9000원에 구매했다.

박 씨는 그러나 방송이 끝난 뒤 뭔가 찜찜해 현대홈쇼핑 홈페이지에 들어갔다. 방송 '다시보기'를 보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홈페이지 어디에도 방송 다시보기는 없었다. 답답한 마음에 방송 중 노출됐던 노트북 사양을 검색해 보니 '우리가 알던, CF에서 본 그램 노트북'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사양이 훨씬 낮은 '펜티엄 급'이었던 것이다.

특히 박 씨가 더 분통을 터트린 것은 배송이었다. 행여 배송이라도 됐으면 그냥 사야겠다고 마음 먹은 박 씨는 고객센터에 전화를 한 뒤 곧바로 주문을 취소해 버렸다. 배송 일자가 한 달 후였기 때문이다. 박 씨는 "홈쇼핑 방송으로 주문을 받아 제작하는 이른바 '홈쇼핑용' 제품이라는 의심이 들었다"고 말했다.


'한 달 후 배송' 멘트 없어...화면 하단에 깨알 글씨 자막만 노출


[현대홈쇼핑 방송 화면 캡처]
[현대홈쇼핑 방송 화면 캡처]

이포커스는 박 씨의 제보를 받아 7월 26일자 방송을 확인하려 했으나 현대홈쇼핑 어디에도 지난 방송분 '다시보기'가 없었다.

이에 8월 4일 오후 8시 30분경부터 방송된 동일한 LG그램 노트북 판매 방송을 직접 녹화해 꼼꼼히 살펴봤다.

박 씨의 제보처럼 1시간여 동안 진행된 방송 내내 소비자들이 현혹할 만한 과장 광고로 도배되다시피 했다.

우선 배송 기간은 첫 화면 제품 사양 등을 텍스트로 알려주며 '배송기간 평일 기준 3주 이내 배송'이라는 내용을 약 1~2초간 송출했다.

이후 방송 도중 화면 좌측 하단에 깨알 글씨로 '배송 9/3까지'라는 자막을 다른 공지사항들과 함께 한번에 약 12초간 10여 차례 정도 내보냈다.

쇼호스트 설명을 듣노라면 하단의 배송 관련 내용은 인지하기 힘들 정도였다. 문제는 쇼호스트가 방송 중 단 한 차례도 한 달 후 배송이라는 사실을 멘트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쇼 호스트 "CF와 동일 시리즈, 3년전 비슷한 스펙 2배 가격 줘"...과장광고 팩트 모음


[현대홈쇼핑 방송 화면 캡처]
[현대홈쇼핑 방송 화면 캡처]

방송 내내 남녀 두 명의 쇼호스트는 '2020년 5월 출시 CF동일 시리즈'라는 팻말을 보여주며 강조한다.

특히 여성 쇼호스트는 "LG그램 14인치가 91만9770원-----3년 전 저희 딸 14형을 비슷한 스펙으로 x2 가격으로 사줬다. 말도 안되는 초특가”라며 수차례나 언급한다.

뒤질세라 남자 쇼호트는 “CPU가 중요하죠. 인텔 들어가면 비싼 거 아시죠”, “CPU 인텔 펜티엄 들어가면 굉장히 비싼 거 아시죠. 인텔 펜티엄 골드 들어갔고요”라고 언급하며 최고급 사양인 것 처럼 여러 차례 강조한다.

그러면서 “그램만한 게 있을까요 가장 큰 문제는 가격. 근데 초특가다”라거나 LG그램 노트북 TV 광고를 연속적으로 보여주며 해당 제품이 'CF와 동일 시리즈'라고 연신 강조했다. 다만 CF 화면 하단에 깨알 글씨로 ‘해당 제품은 본 CF와는 상이한 모델입니다’라는 자막을 흘려 보냈다.

실제로 LG전자가 CF로 시중에 판매하는 LG그램 노트북은 이날 현대홈쇼핑에서 판매한 해당 노트북과는 전혀 다른 제품이다. CPU 등 하드웨어가 훨씬 고급 사양이다.

하지만 현대홈쇼핑은 마치 CF에서 본 LG그램 노트북인 것 처럼 소비자들을 현혹하게 해 놓고는 ‘해당 제품은 본 CF와는 상이한 모델입니다’라는 작은 자막으로 문제의 소지를 빠져 나갔다는 지적이다.

당일 현대홈쇼핑이 판매한 LG그램의 펜티엄급 노트북(15인치, 14인치)은 웬만한 인터넷 쇼핑몰에서도 100~110만원대로 구매가 가능하다.

다만 현대홈쇼핑에서 구매할 경우 카드 36개월 무이자 (현대카드 7% 추가 할인), 윈도우10 무상 설치 등이 유리하다.

LG그램 노트북 방송 이후 현대홈쇼핑 홈페이지에는 고객들 불만도 이어지고 있다. 한 고객은 "이거 배송이 너무 늦네요"라는 글을 올렸고 다른 고객은 "이 제품 홈쇼핑용 아닌가요"라고 문의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한 달 후 배송은 방송 중 고지를 했다"며 "(홈쇼핑용 제품이 아니냐는 지적에는) 그건 LG전자에 확인하라"고 말했다.

곽도훈 기자 kwakd@e-foc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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