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F초점] CJ대한통운 택배노동자, 올해만 2명째 '사망'···'코로나 숨은 영웅'은 허울이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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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F초점] CJ대한통운 택배노동자, 올해만 2명째 '사망'···'코로나 숨은 영웅'은 허울이었나
  • 곽도훈 기자
  • 승인 2020.07.21 16: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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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대한통운 노동자, 2016년부터 2019년까지 매년 사망...올해만 2명째
'코로나 속 숨은 영웅' 평가에도 업무 과중 심각..."구조상 어쩔수 없어"
국토부 권고에도 개선 無...하루 14시간 이상 근무
공정위, CJ대한통운 등 7곳에 18년 간 입찰담합으로 과징금 460억원 부과
[그래픽 곽도훈 기자]
[그래픽 곽도훈 기자]

[이포커스=곽도훈 기자] 코로나 속 '숨은 영웅'으로도 불리는 택배기사가 실상은 근무 중 사망에까지 이를 정도로 업무 과중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계약을 본사가 아닌 대리점과 하고 할당량을 채우지 못할 경우 본인이 직접 대체 배송비를 지급해야 해 '영웅대접'은 커녕 사측이 과로로 밀어 넣고 있었던 구조인 것이다.

최근 CJ대한통운 경남 김해의 한 대리점에서 일해온 서형욱씨는 코로나19로 급증한 물량을 감당하기 위해 길게는 하루 16시간씩 근무했다. 이를 돕기 위한 대체 인력은 없었다. 서 씨는 업무를 견디기 힘들다며 두 달 전부터 친구들에게 여러 차례 가슴 통증을 호소하기도 했다.

결국 지난달 28일 서 씨는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졌다. 수 차례 수술 끝에도 회복하지 못한 서 씨는 지난 5일 새벽 세상을 떠났다.

가족과 동료들은 서 씨가 평소 지병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에는 가슴 통증을 자주 호소했다고 밝혔다.


국토부 권고에도 개선 無..."구조상 쉬고 싶어도 쉴 수가 없다"


택배 노동자의 죽음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5월 같은 회사인 CJ대한통운 택배노동자 정 모씨는 잠을 자던 중 갑자기 숨졌다. 사망 원인에 대해서는 ‘과로’라고 동료들은 주장했다. 정 씨 역시 하루 평균 500개의 물량을 길게는 14시간 이상 일하며 처리했다.

택배노동자들의 사망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는 것은 힘들어도 쉴 수 없는 고용 구조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택배노동자는 본사가 아닌 대리점과 계약을 맺는다. 택배회사가 위탁업체를 선정해 다단계식 개인사업자로 분류, 주 52시간 근무제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또한 배달 건수에 따라 수입이 결정되는데 쉬게 되면 일당보다 2~3배 더 많은 대체 배송비를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CJ대한통운은 올해 2분기 기준 CJ대한통운의 택배 물량은 3억8544만개(하이투자증권 추정치)로 전년대비 20% 증가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택배업계는 유례 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택배노동자의 처우 개선은 전혀 이뤄지지 않아 부담은 온전히 택배노동자의 몫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4월 국토부가 택배 업체에 조기 인력 충원과 휴식 시간 보장 등을 권고했지만 크게 개선된 것은 없고 여전히 문제가 많다.

이에 CJ대한통운은 “향후 택배 노동자 개인이 건강 관리를 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도입하고, 안전하게 업무를 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최근 2년간 CJ대한통운 소속 택배노동자의 사망사고가 계속 되고 있는데 형식적인 발표에 그쳐 개선의 의지가 없는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18년 간 입찰담합…CJ대한통운 등 7곳 과징금 460억원


이러한 가운데 공정거래위원회는 포스코의 철강제품 운송용역 입찰에서 지난 18년 동안 담합해온 CJ대한통운 등 7개사에게 460억원 상당의 과징금이 부과했다. 사측이 이익만 추구하고 근로자들에 대한 지원은 전혀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공정위는 지난 2001년부터 2018년까지 포스코가 실시한 3796건의 철강제품 운송용역 입찰에서 담합한 CJ대한통운 등 7개 회사에 총 460억4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13일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포스코는 철강 제품을 운송할 사업자를 경쟁입찰 방식으로 선정해 왔는데 7개사는 물량을 종전 수준으로 수주하면서 더 높은 가격을 받아 내기 위해 2001년부터 담합을 해왔다.

7개사는 협의체를 결성, 각 회사가 낙찰받을 물량의 비율을 사전에 정한 다음 회의실에 모여 응찰가격을 공동으로 결정했다.

회사별 과징금을 보면 CJ대한통운 94억5500만원, 삼일 93억4000만원, 한진 86억8500만원, 동방 86억4100만원, 천일정기화물자동차 80억700만원, 해동 18억9000만원, 천일티엘에스 2300만원으로 CJ대한통운이 제일 높다.

공정위는 추가적으로 담합행위 금지가 담긴 내용의 시정명령도 부과할 계획이다.


'택배 없는 날' 지정..."감사하다"VS"쉬어도 쉬는게 아니다"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 페이스북]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 페이스북]

지난 17일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은 CJ대한통운, 한진, 롯데, 로젠 등 4개 택배사가 다음달 14일을 ‘택배 없는 날’로 정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택배 물량이 급증해 택배 기사들이 과로에 시달리고 사망에까지 이르렀다며 휴식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이같은 요구에 한국통합물류협회가 다음달 14일을 택배 없는 날로 정했고 4개 택배사가 수락해 택배 기사들에게 휴식할 시간이 생긴 것이다. 내달 14일에 이어 15일 광복절, 16일 일요일로 총 3일 간의 휴식이 보장됐다.

노조는 지난 18일 공식 입장문을 통해 “택배 노동자에겐 단 하루의 휴식이 절실하다”며 “응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자신의 SNS계정을 통해 “생활 속 거리두기가 잘 될수록 택배기사님들은 더 바빠졌고 그 사이 세 분의 기사님이 과로로 세상을 떠났다"며 "코로나 극복의 주역으로 의료진과 함께 택배기사들의 노고를 우리 모두 기억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국택배연대노조는 택배기사들의 휴식을 위해 오래도록 노력해왔다"며 "어제 드디어 통합물류협회가 수용하면서 8월 14일이 사상 최초로 '택배 휴가의 날'이 됐다. 택배산업이 시작된 지 28년 만에 이뤄진 일"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택배기사의 발걸음이 가벼울수록 집 앞에 놓일 택배에도 행복한 마음이 담길 것이다. 코로나 극복도 빨라질 것"이라며 "이제 8월 14일 하루, 택배를 기다리지 않고 기사님들이 휴식과 재충전의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응원해주시길 바란다. 택배가 조금 늦어지더라도 함께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그러나 ‘택배 없는 날’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휴무일 동안 배송 물량이 쌓이면 이후 출근했을 때 다시 업무 과중에 치인다는 것이다. 쉬어도 쉬는 게 아닌 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CJ대한통운은 올해 2명의 택배기사 사망사고 외에도 지난 2016년부터 2019년까지 매년 한 차례 이상의 사망사고가 발생했다"며 "휴일도 좋지만 더이상 안전 관련 대책 마련을 미뤄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곽도훈 기자 kwakd@e-foc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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