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경호칼럼] 윤미향 논란에 드롭해선 안될 부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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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경호칼럼] 윤미향 논란에 드롭해선 안될 부분들
  • 곽경호 기자
  • 승인 2020.05.21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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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포커스=곽경호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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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경찰기자중 마포·종로라인을 담당하면 으레 기자생활 동안 '정신대 수요집회'현장 취재를 경험한다. 정신대대책협의회(정대협)가 주최하는 이 집회는 지난 1992년 1월 8일 시작된 이래 무려 28년을 넘겼다. 지금까지 비가오나 눈이오나 1600차가 넘는 집회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수많은 종로라인의 사건 기자들이 이 현장에서 위안부 할머니들의 한과 눈물을 봐 왔다. 담당 기자들은 이 집회가 매번 똑같은 사안이더라도 기사를 결코 드롭하지는 않는다. 마지막 생존자가 살아 있는 순간까지 놓아서는 안된다는 기자로서, 언론으로서의 책무 때문이다. 정부에 등록된 위안부 피해자는 총 238명이다. 현재 생존해 있는 피해자는 이용수(92) 할머니를 포함, 18명뿐이다.

생존자 중 한분인 이용수 할머니는 영화 '아이캔스피크(I can speak)'의 모티브로 잘 알려진 분이다. 美의회에서 일본의 위안부 만행 실상을 알리기 위해 늦은 나이에 영어를 배워 나가는 과정을 그린 이 영화는 개봉 당시 적잖은 감동을 안겨줬다. 필자도 이 영화를 본 뒤 이용수 할머니에 대한 존경과 신뢰감을 가지는 계기가 됐다.

검찰은 지난 20일 정대협과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사무실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였다. 정대협은 정의연의 전신이다. 이용수 할머니가 정의연과 정대협의 기부금 사용처에 대한 의혹을 제기한 지 13일 만에 강제 수사에 나선 것이다.

이번 의혹 수사의 중심은 정대협 대표와 정의연 이사장을 지낸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자다.윤 당선자는 배임 등의 혐의로 최근 고발된 상태다. 정치권도 이 문제로 매우 시끄럽다. 미래통합당은 윤미향 의혹 TF 구성, 국정조사 등에 나설 태세다. 더불어민주당은 윤 당선자 의혹의 진위를 파악하지 못해 무척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제2의 조국 사태'로 번지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위기감도 엿보인다. 

일본도 해당 논란에 가세하는 분위기다. 일본의 우파 성향 신문 '산케이 신문' 이 ‘평화의 소녀상’ 철거와 수요집회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 신문은 지난 20일자 기사를 통해 “반일 집회를 그만두고 (소녀)상 철거”를 이라는 제목의 글을 실었다. 특히 이 신문은 이용수 할머니가 이달 초 기자회견에서 “수요집회가 학생들에게 증오와 상처만 가르친다”고 말한 것을 비틀어 ‘수요집회는 반일 집회’라고 묘사하기도 했다. 앞서 '아사히신문'도 지난 17일자에서 “위안부 문제, 구조가 변할 가능성. 지원단체에 강한 불만”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 보내기도 했다. 윤미향 당선인 논란을 통해 한국의 위안부 문제 때리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윤 당선인과 정의연을 둘러싼 각종 의혹은 이제 검찰로 공이 넘어갔다. 검찰의 공정한 수사를 통해 시시비비가 가려질 것이다. 더불어민주당도 검찰 수사를 지켜본 뒤 윤 당선인에 대한 합당한 조치를 취할 것이란 뜻을 밝힌 상태다. 설령 윤 당선인의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더라도 28년 동안 이어져온 '수요집회'가 폄훼 받아서도 결코 안될 일이다. 수요집회는 일본의 위안부 만행을 전 세계로 공론화한 소중한 유산이기 때문이다.

<곽경호=이포커스 발행인>

곽경호 기자 kkh@e-foc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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