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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경제] 효성 조현준, '비리 오명'에도...왜 연임 성공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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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경제] 효성 조현준, '비리 오명'에도...왜 연임 성공했나
  • 곽경호 기자
  • 승인 2020.03.30 10: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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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기업가치 훼손 조현준, 사내 이사 연임 반대"
조현준, 지난 20일 주총에서 주주 70% 찬성표로 '연임'
참여연대 "오너일가가 지배하는 이사회 '허수아비'"
효성 본사. ⓒ 이포커스/김수정 기자
효성 본사. ⓒ 이포커스/김수정 기자

[이포커스=곽경호 기자] 국민연금이 3월 주총 시즌을 맞아 올해는 의결권 행사에 매우 적극적 행보를 보였습니다.

국민연금은 국내 웬만한 주요 기업들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데요, 의결권 행사를 통해 '스튜어십코드'를 강화하려는 조치로 보입니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기관투자자들이 투자 기업의 의사 결정에 적극 참여해 주주와 기업의 이익 추구, 성장, 투명한 경영 등을 이끌어 내는 것이 목적입니다. 국내에서는 국민연금이 2018년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해 투자 기업의 주주가치 제고, 대주주의 전횡 저지 등을 위해 주주권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이런 맥락으로 국민연금은 올해는 몇몇 금융지주사 회장들에 대해 사내 이사 연임 반대 의견을 냈습니다. 

검찰에 출석하는 조현준 회장. ⓒ SBS 화면 캡처
검찰에 출석하는 조현준 회장. ⓒ SBS 화면 캡처

◇효성 조현준 회장 연임 반대표 던진 국민연금

그런데 눈여겨볼 대목이 있습니다. 국민연금은 지난 2018년에 이어 또다시 효성그룹 조현준 회장의 사내 연임에 반대 의견을 냈다는 점입니다. 공적 성격이 강한 금융지주사 회장의 연임 반대는 그렇다 치더라도 올해 국내 30대 대기업 중 회장 연임 반대 의견을 낸 것은 효성이 유일합니다.

국민연금이 효성 조현준 회장 연임을 반대한 이유는 '기업가치 훼손' 때문입니다. 비리사주의 계속 경영을 막아야 한 것이 국민연금의 반대 이유였습니다.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는 기금운용본부가 효성에 대한 주총 의결권행사 방향을 결정해 달라는 요청에 지난 19일 제7차 위원회를 열어 '연임 반대' 의견을 냈습니다.

국민연금은 (주)효성 지분 10%를 보유하고 있고 (주)효성은 효성그룹의 지주사입니다. 국민연금은 조현준 회장의 효성 사내이사 선임의 건에 대해 기업가치 ▲중대한 기업가치 훼손 ▲기업가치 훼손에 대한 감시 의무 소홀 ▲과도한 겸임 등으로 인해 '반대표'를 던졌습니다.

검찰에 출석하는 조석래 명예회장(사진 왼쪽)과 조현준 회장. ⓒ SBS 캡처
검찰에 출석하는 조석래 명예회장(사진 왼쪽)과 조현준 회장. ⓒ SBS 캡처

◇조석래 회장-조현준 회장, 이어지는 '비리 경영'

효성은 창업주 조석래 회장부터 현 조현준 회장까지 각종 비리로 얼룩져 있습니다. '비리경영'을 세습하고 있는 셈입니다.

우선 조석래 명예회장은 법원으로부터 징역 3년, 벌금 1352억원을 지난 2018년 9월 선고받았습니다.

조 명예회장은 5010억원대 분식회계를 통해 1500억원 상당의 조세를 포탈하고 위법한 배당으로 500억원의 부당 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습니다. 그는 또 회사자금 690억원을 빼돌리고 회사에 233억원의 손해를 안긴 혐의도 있습니다.

아들 조현준 회장은 2008년부터 2013년까지 효성 법인카드를 개인용도로 사용해 16억원을 횡령하고 해외 SPC 계좌를 이용한 자금세탁을 통해 69억원의 조세를 포탈했습니다. 당시 아버지 조석래 명예회장과 함께 기소돼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습니다.

특히 조현준 회장은 210억원대 배임·횡령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지난해 말 징역 2년을 선고받았습니다. 다행히 조 회장은 '방어권 보장'을 이유로 법정 구속은 면했는데요, 이 사건은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입니다.

당시 기소 내용을 살펴보면 조 회장은 지난 2013년 7월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GE) 상장 무산으로 투자지분 재매수 부담을 안게 되자 대금 마련을 위해 이 회사로부터 자신의 주식 가치를 11배 부풀려 환급받았습니다. 이로 인해 GE는 약 179억원의 손해를 입었습니다.

또 조 회장은 지난 2008년부터 이듬해까지 개인 소유의 미술품을 고가에 효성 아트펀드로 편입시켜 12억원의 손해를 입혔습니다. 또 2007년부터 2012년까지 허위 직원을 등재하는 수법으로 효성 등 자금 약 16억원을 횡령한 혐의도 있습니다.

효성 본사. ⓒ 이포커스/김수정 기자
효성 본사. ⓒ 이포커스/김수정 기자

◇'비리 사주' 오명에도 조현준 택한 효성 주주들

지난 20일 효성 주주총회가 열린 서울 마포구 공덕동 효성 본사 사옥 앞에서는 시민단체들의 시위가 있었습니다. '비리사주' 조현준 회장 연임 반대를 촉구하는 집회였습니다.

국민연금은 예정대로 주주총회에서 반대표를 던졌으나 조 회장의 사내 이사 연임건은 가결 처리됐습니다. 

표 대결 결과 사내이사 찬성률이 70% 이상이었습니다. 효성은 오너가와 특수관계 지분이 54%에 달하는데 일반 주주들도 연임 찬성표를 대거 던진 것으로 보입니다.

조 회장은 또 효성티앤씨 사내이사 연임도 성공했습니다. 효성티앤씨는 효성(20.32%), 조현준 회장(14.59%), 조석래 명예회장(8.19%) 등 특수관계인이 43.93%의 지분을 가지고 있습니다.

결국 오너 일가와 특수관계인들이 지배하는 효성의 지배구조로는 조 회장 연임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던 셈입니다. 효성 오너일가가 지배하는 이사회는 사실상 '허수아비' 역할만 하고 있습니다. 여기다 주주들도 사주의 '비리 경영'을 눈감고 있는 이상 효성에 대한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는 요원한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참여연대는 "조현준 회장은 각종 불법행위와 일감몰아주기로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떨어뜨렸음에도 불구하고 최대주주 일가라는 지위를 기반으로 본인들에 대한 이사 재선임을 주주총회 안건으로 상정했다"며 "효성 이사회가 총수일가로부터 전혀 독립적이지 않음을 명백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kkh@e-foc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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