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경호칼럼] 홍준표·민병두의 '컷오프 후'...닮은꼴과 다른점
상태바
[곽경호칼럼] 홍준표·민병두의 '컷오프 후'...닮은꼴과 다른점
  • 곽경호 기자
  • 승인 2020.03.16 15: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이포커스=곽경호 발행인
ⓒ 이포커스=곽경호 발행인

"김형오-황교안의 합작 양아치 공천이다(홍준표).", "무소속 출마로 민주당 의석을 1석 늘리겠다(민병두)."

홍준표와 민병두. 두 중진은 이번 총선 공천에서 컷오프 탈락한 공통점을 갖고 있다.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준비하는 점도 같다. 이들의 가장 최근 워딩을 살펴보자.

민 의원은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물을 통해 무소속 출마를 공식화했다. 민 의원은 "민주당이 동대문을 지역구를 청년우선전략지역으로 선정했다"며 "연고가 전혀 없는 청년을 선거 30일 전에 내려보내는 것은 청년에게도 가혹한 일이다. 선당후사 정신으로 청년을 돕는다고 해도 기적을 구하기에는 너무 조건이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 주민들의 여론이 자신과 미래통합당후보의 양자대결 구도를 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홍준표 전 대표는 컷오프 후 연일 당을 향해 독설을 퍼붓고 있다. '양아치 공천 발언'에 이어 16일에는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를 겨냥해 "'협량정치', '쫄보정치'를 하면서 총선 승리보다는 당내 경쟁자 쳐내기에만 급급하다"고 비판했다. 홍 전 대표는 경남 양산을에서 '컷오프' 된 후 대구 수성을에 무소속 출마를 준비 중이다.

홍 전 대표의 최근 발언들은 누가 봐도 원색적이다. 반면 민 의원의 발언은 차분함을 넘어 매우 전략적이다. 두 중진의 워딩만 놓고 보면 누가 선당후사(先黨後私)의 톤을 깔고 있겠는가. 당연히 민 의원이다.

하지만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둘러싼 당 안팎의 여론에는 분명 온도차가 느껴진다.

민 의원의 출마 선언문을 놓고 '청년인재 등용'에 목말라하는 당의 갈망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자신의 무소속 출마를 에둘러 정당화한 화술이라는 것이다. 언어의 레토릭으로 민주당 지지층을 흔들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급하게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기 앞서 당에 재심 요청을 하는 식의 절차와 노력이 없었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그래야 여론을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마구잡이식으로 내뱉는 듯한 홍 전 대표의 발언을 놓고는 '암묵적 동의'가 없지 않다. 당 대표 출신에다 직전 대선 후보에 대한 일종의 '동정론'일 것이다. '물갈이론'을 내세운 김형오 전 공천관리위원장의 '사천(私薦)'이라는 말들도 나온다. 홍 전 대표가 생면부지의 양산에 출마, 김두관 의원과 '빅매치'를 불사하겠다며 전의를 불태웠던 점도 여론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이끌었다고 볼 수 있다.

선거철만 되면 당의 공천 결정에 불복,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일은 정치권에서 흔히 빚어지는 행태다. 하지만 '탈당 후 무소속 출마'가 자신들의 정치생명을 연장하려는 것에 불과하다면 여론의 동의를 얻기 힘들다. 적어도 홍 전 대표 처럼 확실한 '흔들기' 카드라도 있어야 한다.

<이포커스 발행인>

kkh@e-focus.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