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경호칼럼] '코로나19'와 영화 '컨테이젼', 가짜뉴스의 데자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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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경호칼럼] '코로나19'와 영화 '컨테이젼', 가짜뉴스의 데자뷰
  • 곽경호 기자
  • 승인 2020.03.10 16:4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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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경호 / 이포커스 발행인
곽경호 / 이포커스 발행인

'코로나19'사태가 확산되는 와중에 영화 '컨테이젼'이 주목받고 있다. 2011년 미국에서 개봉된 이 영화는 정체불명의 바이러스로 전 세계가 팬데믹에 빠진다는 내용을 담았다. 이번 코로나19 사태와 매우 흡사하다. 바이러스의 출처가 박쥐인 점도 닮았다.

9년 전에 만든 영화가 코로나 사태를 예견했다며 모두들 떠들썩하다. 그런데 영화를 유심히 살펴보면 이 영화에 민들레액이 주요 소재로 등장한다. 한국에서 번지고 있는 '코로나19' 관련 가짜뉴스와 쉽사리 믹스매치가 된다.

이 영화에서 배우 주드로가 연기한 프리랜서 저널리스트 앨런 크럼위드는 "정부가 (감염병) 사태를 은폐하고 있다"는 음모론을 퍼트린다.(사실 앨런은 개인 블로그를 운영하는 자칭 기자일 뿐이다) 앨런이 촉발한 음모론의 공포는 그의 블로그를 통해 원인불명의 전염병만큼이나 빠르게 세계로 퍼져간다. 앨런은 급기야 "민들레액이 바이러스 퇴치에 특효"라고 알린다. 물론 가짜뉴스다. 여기에 혹한 사람들은 민들레액을 구하느라 사재기 전쟁을 벌인다. 앨런의 가짜뉴스에 놀아난 것이다. 앨런은 이 가짜뉴스를 통해 수백만달러를 벌어들인다.

컨테이젼 만큼이나 '코로나19'를 틈탄 가짜뉴스가 한국에서도 판을 치고 있다. 영화 속 앨런의 가짜뉴스는 '사익'을 취하려는 목적인 반면 한국의 가짜뉴스는 '정파성'이 목적이라는 점이 유일하게 다른 점이다. '공적 마스크 유통을 담당하는 업체 대표와 김정숙 여사가 동문'이라거나 '김 여사가 착용한 마스크가 일본산'이라는 등의 가짜뉴스가 대표적이다. 청와대는 9일 "문 대통령 내외 관련 가짜뉴스가 도를 넘어섰다"며 원칙적인 법적 대응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한국의 가짜뉴스 폐해는 외국 기자의 눈에서도 심각하게 비쳐지고 있다. 한국에서 활동하는 영국인 기자 라파엘 라시드는 최근 한 방송에 출연, 한국의 가짜뉴스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는 "지난 9년간 생활하면서 일상적으로 느꼈던 것"이라고 전제한 뒤 "제가 기사를 접할 때마다 궁금한 것은 출처가 어디인지 그리고 그 출처를 신뢰할 수 있는지"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한국 언론 기사의 아주 많은 경우 출처가 애매하거나 틀렸다는 느낌이 온다"며 "예를 들어 며칠 전 한 한국 유명 매체에서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기사를 읽었다. 그 기사는 매우 심각한 주장을 했는데 그 정보의 출처는 한 개인 네티즌 유튜브 채널이었다"고 말을 이었다. 그러면서 "요즘 같은 위기에서 익명 SNS가 출처가 될 수 있는지 이해가 잘 안 간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가짜뉴스에 대한 무조건적인 단속 운운은 자칫 언론자유를 해친다는 지적도 있다. 온라인상에 무수히 떠도는 '뉴스를 가장한 뉴스'를 일일이 검증하고 단속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뉴스의 진위 여부와 취사 선택을 오롯이 뉴스 소비자들에게 떠넘길 수는 더더욱 없다. 소비자들은 뉴스의 출처를 알기 이전에 먼저 플랫폼을 믿기 때문이다. '코로나19' 극복과 함께 가짜뉴스를 극복해야 하는 이중고의 사태다.

<이포커스 발행인>

곽경호 기자 kkh@e-foc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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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 2020-03-10 22:33:58
가짜뉴스 좀 사라지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