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에 '몰빵', 성장 동력 없어.."일시적 부진 아냐"
증권가 "마진 스프레드 개선, 4분기에나 가능"

CG/김수정 기자
CG/김수정 기자

[이포커스 곽도훈 기자] 국내 라면 업체 1위 농심이 결국 2분기 '어닝 쇼크'를 기록하며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농심의 2분기 실적 부진은 이미 예고된 결과다. 2분기 마감 직후 지난 7월 중 각 증권사들은 농심의 2분기 실적 부진을 예상하며 일제히 목표주가를 '줄 하향'한 바 있다. 농심은 식품 업체중 가장 늦은 16일 2분기 실적을 공시했지만 반전은 없었다는 평가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농심의 올해 2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6.7% 증가한 7367억원 이었다. 반면 영업이익은 43억원으로 75.4%나 감소했다. 

특히 2분기 별도기준 국내 영업이익은 -36억원으로 적자 전환되며 전체 수익성 악화로 이어졌다. 농심이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한 것은 1998년 2분기 이후 24년 만이다.

다만 상반기 기준,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28.9% 증가했으나 이는 중국 청도농심 공장의 이전 보상비로 인한 영업외수익이 발생한 데 따른 것으로 영업 실적과는 무관한 성적표다.

농심 관계자는 “국제 원자재 시세의 상승과 높아진 환율로 인해 원재료 구매 단가가 높아졌다"며 "이외 유가 관련 물류비와 유틸리티 비용 등 제반 경영비용이 큰 폭으로 상승해 매출액이 늘었음에도 영업이익은 감소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라면에 '몰빵', 성장 동력 없어.."일시적 부진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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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의 지난해부터 이어진 실적 부진은 라면에 편중된 제품 포트폴리오와 맞물려 탈출구를 찾기 어려울 것이란 암울한 전망도 나온다.

농심의 충격적인 실적 부진은 경쟁사들과 비교하면 대조적이다. 오뚜기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6.4%, 삼양식품은 44.0%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라면 수출액(3억 8,340만 달러)이 지난해 같은 기간(3억 1969만 달러)보다 20% 가까이(19.9%) 늘어난 상황에서 농심만 홀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는 셈이다.

농심의 2분기 실적부진은 일시적 현상에 그치지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농심은 지난해 창업주 신춘호 회장 별세 이후 장남 신동원 회장이 경영을 승계했다. 신동원 회장은 취임 직후 ‘뉴 농심’의 기치를 내걸었으나 여전히 ‘라면 왕국’ 건설에만 매몰된 상태다. 이 때문에 사업 영역이나 신규 인프라 투자 등이 문제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실제로 농심의 사업 분야는 크게 라면과 스낵으로 나뉘는데 올해 1분기 기준 매출의 78.4%가 라면이 차지한. 반면 경쟁사 오뚜기가 유지(16.2%), 양념소스(13.5%), 건조식품(12.2%)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갖춘 것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증권가 "마진 스프레드 개선, 4분기에나 가능"

증권가에서는 농심의 실적 부진이 3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본격적인 마진 스프레드 개선 시점은 올 4분기에나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신한금융투자 조상훈 연구위원은 "라면과 스낵의 주요 원재료인 소맥뿐만 아니라 팜유, 포장재 등의 원 가가 상반기에 큰 폭으로 상승했고 설상가상으로 달러 강세도 이어지고 있다"며 "이에 지난해 3분기 국내, 4분기는 미국에서 가격을 인상했으나 올해 들어 상승한 원가 부담을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밝혔다.

조 연구위원은 "다만 6월을 기점으로 주요 곡물 스팟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며 "통상적으로 곡물의 투입 시기는 매입 시기 대비 약 3~6개월 정도의 래기징(lagging)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에 올 3분기 까지는 원가 부담이 지속될 것으로 판단한다"며 "4분기부터는 제품 가격 인상, 곡물 가격 하락의 마진 스프레드 개선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영상제작=김수정 기자)

곽도훈 기자 kwakd@e-focu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