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 실적 분석] ① 일동제약, 적자에도 웃는 이유?··"R&D에 답 있다"
상태바
[제약사 실적 분석] ① 일동제약, 적자에도 웃는 이유?··"R&D에 답 있다"
연구 개발비, 매출 20% 투자.."글로벌 제약사 뛰어넘는다"
증권가 "R&D 중심 제약사 도약..숨은 기업 가치 나타났다"
  • 곽도훈 기자
  • 승인 2021.11.10 12: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약 회사들의 하반기 첫 성적표가 공개되고 있다. 코로나19로 건강 증진에 대한 관심이 여느 때보다 높아져 있는 시기라 기대감이 높다. 한편으론 국내에서는 아직 이렇다 할 백신과 치료제를 개발한 제약사가 없어 실적 부진의 우려도 나온다. 3분기 제약사들의 실적 분석과 함께 4분기 전망도 살펴본다.

제작/최서준 디자이너
제작/최서준 디자이너

연구 개발비, 전체 매출 20% 투자

[이포커스 곽도훈 기자] 일동제약은 올 3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영업 손실이 14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적자 전환했다. 매출도 1423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소폭 감소했다.

이유는 있다. 연구 개발비(R&D) 투자를 늘렸던 탓이다. 제약회사들은 새로운 약을 만들기 위해 비용을 지출한다. 신약 개발은 기간이 길고 확신이 없어 투자 확대를 꺼리는 경향이 있다.

일동제약은 3분기까지 전체 매출의 19.1% 수준인 796억원을 연구 개발비로 사용했다. 보통 큰 제약사들이 매출의 10% 미만을 투자하는 것에 비하면 과감한 행보인 셈이다. 일동제약 연구 조직은 제약의약회장을 맡았던 최성구 연구소장을 필두로 중앙연구소 13개팀, 개발부문 11개팀, 생산부문 3개팀으로 구성돼 있다.

그래픽/최서준 디자이너
그래픽/최서준 디자이너

매년 R&D 비용 규모를 늘려가고 있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2018년 546억원(전체 매출의 10.9%)에서 2019년에는 574억원(11.1%)으로 증가했고 2020년에는 745억원(14.0%)까지 투자했다. 올해에는 3분기 만에 796억원(19.1%)을 사용, 연말까지 1000억원대에 이를 전망이다.

코로나19로 실적이 안 좋아지고 있는 상황인데도 미래를 바라보고 국민 건강 증진과 수익성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큰 그림'을 그린 것으로 해석된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10일 이포커스와의 통화에서 "우선적으로 국민 건강 증진에 기여하는 것을 기본 가치로 삼고 있다"라며 "미래 먹거리와 지속 성장을 위한 기반 마련을 위해 지금 과감하게 투자하지 않으면 골든 타임을 놓친다는 판단"이라고 밝혔다.

이어 "좋은 기회·모멘텀이 있다면 기술 이전같은 수익성 강화를 위한 활동도 진행할 계획"이라면서도 "결국 최종 목표는 신약 개발 완수"라고 말했다.

 


글로벌 거대 제약사도 포기..일동제약은 한다

일동제약의 R&D 투자 결과물도 차츰 나타나고 있다.

현재 일동제약은 비알콜성간암(NASH) 치료제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1상 임상 시험 계획(IND)을 연내 신청할 계획이다. NASH는 음주를 하지 않는 사람이 중성 지방이 축적돼 발생하는 질환으로 간경화 또는 간암으로 발전하는 병이다. 전 세계 NASH 치료제 시장 규모는 오는 2026년에 253억달러(한화 약 3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아직 전 세계에 이렇다 할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았고 거대 글로벌 제약사들도 개발을 포기한 가운데 일동제약이 개발에 성공한다면 거대 제약사로 발돋움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독일에서는 제2형 당뇨병 치료제 ID11014(후보물질명 IDG16177)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미국당뇨학회에서 발표된 비임상 시험 결과에 따르면 IDG16177은 체외 실험에서 간 독성 등의 문제로 개발이 중단된 유사 계열 후보 물질 ‘파시글리팜’에 비해 우수한 활성을 보였다. 또 동물 실험 결과 약동학적 측면에서 약물 흡수가 우수하고 약물에 의한 간 독성을 낮췄다.

당뇨병은 신체가 인슐린을 충분히 생산하지 못하거나(제1형 당뇨병) 정상적으로 반응하지 못해(제2형 당뇨병) 혈당(포도당)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 질병이다. 글로벌 대사 질환 치료제 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규모가 매우 크고 그중에서도 제2형 당뇨병 시장은 약 70조원 규모로 추정된다.

이외에도 고형암 치료제, 녹내장 등 20여 개의 유망 신약 과제를 수행 중이다.

또 일동제약은 R&D 조직의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지난 2019년 5월 지주사 일동홀딩스는 자본금 5억원을 들여 항암신약 개발 전담 자회사인 아이디언스를 설립했다. 아이디언스는 현재 표적 항암제 ‘베나다파립’을 개발 중이다. 임상 설계 컨설팅 전문 회사인 애임스바이오사이언스도 자회사로 편입해 신약 개발에 시너지를 낼 계획이다.

 


증권가 "숨은 기업 가치 드러났다"

증권가 전망도 좋다. 주요 증권사들의 투자 분석 리포트를 살펴보면 연구원들은 한결같이 "일동제약이 R&D 중심 제약사로 거듭나며 숨은 기업 가치를 드러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상상인투자증권 하태기 연구원은 “일동제약 경영 전략에 큰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며 “지난해 신약 개발로 과감하게 경영 전략을 바꿨다. 작년부터 R&D 조직 변화와 R&D 비용 증액 등을 추진하고 있다. 자금 지출 규모, 조직변화, 신약 파이프라인 수 증가로 기업 성격이 확연히 바뀌는 모습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일동제약과 같은 중형 제약사가 대형 제약사로 가려면 결국 외부 상품매출을 늘려야 하는데 상품매출로 외형은 키울 수 있지만 이익에는 보탬이 안 된다”라며 “일동제약은 여기서 신약 개발의 길로 방향을 잡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반드시 가야 할 길로 들어선 일동제약의 변화에 긍정적인 시각”이라고 전했다.

그래픽/최서준 디자이너
그래픽/최서준 디자이너

지주 회사 일동홀딩스에 대해서도 한화투자증권 김형수 연구원은 “비상장 자회사가 기업 공개(IPO)를 진행하고 있고 프로바이오틱스 사업의 성장, 신약 개발 진전 등으로 기업 가치가 드러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반영하듯 실적이 발표된 지난 3일 일동제약 주가는 오히려 1.7%오른 1만4850원에 마감됐다. 이후 4일 일시적으로 1.0% 떨어져 1만4500원을 기록했고 9일에는 약 7.6% 오른 1만5600원에 마감됐다.

상상인투자증권 하태기 연구원은 투자 의견을 ‘중장기 주가 상승’으로 목표 주가는 2만2000원을 유지했다.

 


높은 프로바이오틱스 기술력.."IPO 간다"

지난 20일 자회사이자 프로바이오틱스 전문 회사 일동바이오사이언스는 기업 공개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일동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해 207억원의 매출과 2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최근 3년간 각각 연평균 32.4%, 56.9% 성장하고 있다. 높은 기술력과 생산력을 바탕으로 한 원료 마진율이 높아 총매출 중 원료 비중이 48%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 9월 상장 전 투자 유치(Pre-IPO)로 지분 일부인 20%를 매각, 기관 투자자들에게 약 1000억원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았다.

국내에서 프로바이오틱스 시장은 급격하게 성장 중이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프로바이오틱스는 2019년 비타민을 이기고 매출 2위(8856억원)를 기록했다.

제작/최서준 디자이너
제작/최서준 디자이너

이러한 가운데 일동바이오사이언스는 뛰어난 원료 기술과 완제품 생산 능력까지 갖추고 있어 기업 가치가 높게 평가받는다. 일동바이오사이언스는 2023년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임상시험 전문 회사 아이디언스는 지난해 재무적 투자자(FI) 유치를 통해 400억원의 투자를 받아 냈다. 최근 미국 현지 법인을 세우고 표적 항암제 ‘베나다파립’ 임상을 진행 중인 아이디언스도 2023년 IPO를 계획 중이다.

곽도훈 기자 kwakd@e-focus.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