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건 없다] ③ 여론 압박에 카카오 김범수 백기 들었지만··사라진 혁신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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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건 없다] ③ 여론 압박에 카카오 김범수 백기 들었지만··사라진 혁신의 꿈?
  • 곽도훈 기자
  • 승인 2021.11.09 12: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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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건 절대 없어~ 결국에 넌 변했지.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 번성했던 고대 이집트 문명도, 광활한 영토를 지배하며 치세를 부린 고구려도, 이탈리아 반도, 지중해를 넘어 북아프리카와 페르시아, 이집트까지 지배했던 고대 최대의 제국 로마 제국도, 중화 정복을 넘어 유럽까지 넘본 칭기즈 칸의 몽골도 결국 멸망했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1987년 미국 경제 잡지 포브스가 조사했을 때 70년 전 미국 경제를 이끌던 100대 기업 중 위상을 유지하는 곳은 18개, 성장한 곳은 2곳에 불과했다. 한때 잘나가던 기업의 80%가 망하거나 위상을 잃은 것이다. 이포커스는 세계 경영 석학이자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경영대학원 교수인 짐 콜린스의 ‘기업 몰락의 5단계’에 근거해 망할 조짐이 보이는 기업을 분석해 봤다.

 

 

 

제작/최서준 디자이너
제작/최서준 디자이너

자만과 욕심이 부른 화

[이포커스 곽도훈 기자] 기업이 성장하면서 가장 경계해야 할 부분은 자만과 욕심이다. 성공을 맛봤기 때문에 과거 성공 방식에 대한 자신감으로 사업을 확장, 회사 규모를 키우며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것이다.

짐 콜린스 교수의 저서 ‘위대한 기업은 다 어디로 갔을까’에 따르면 1단계는 성공으로부터 자만심이 생겨나는 단계다.

자동차 역사에 한 획을 그은 헨리 포드의 사례를 살펴보면 그는 생산 방식을 표준화하면서 대량 생산을 가능하게 했다. 자동차 생산을 넘어 전 세계 자본주의의 발전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헨리 포드는 ‘T모델’이라는 하나의 차종만 생산하는 것을 고집했고, 이를 개선할 것을 요구하는 경영진을 해고했으며 결국 자동차 시장에서 점차 힘을 잃게 됐다.

2단계는 원칙 없이 더 많은 욕심을 내는 단계다. 회사가 어느 정도 성장하고 나면 최고 경영자는 조바심이 들게 되는데 끊임없이 변화하는 시장과 소비자 트렌드 앞에서 이렇게 머물러 있다간 회사가 망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짐 콜린스는 그러한 생각으로 인해 무리하게 이익을 내기 위해 사업을 확장하다 오히려 회사가 어려워진다고 분석했다.

카카오도 혁신이라고 할 수 있는 ‘카카오톡’을 만들어 초창기엔 수백억원의 적자에 시달렸지만 결국 수익화에 성공했고 국내 거대 기업으로 변모했다. 지난 3일에는 카카오페이가 유가 증권 시장(코스피)에 성공적으로 상장되면서 카카오그룹 전체 상장 계열사 시가 총액은 120조원에 달했다. 삼성그룹, 현대차그룹, LG그룹 등 내로라하는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것이다.

성공을 맛본 카카오는 이내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기 시작했다. 외형 성장을 위해 문어발식 사업 확장을 했지만 카카오모빌리티가 2020년까지 총 누적 순손실 적자 890억원을 기록하고 계열사 118개 중 60여 곳이 영업 적자를 해결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카카오가 혁신을 잃어 버리고 욕심만 부려 수익성을 악화시켰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짐 콜린스는 혁신과 변화를 추구할 때 해야하는 질문으로 ‘기업의 핵심 가치에 어울리며 열정을 일으킬 수 있는가’ ‘그 분야에서 세계 최고가 될 수 있는가’를 꼽았다.

 


독점 돕는 정부 VS 기업 살리기

수익성을 강화하기 위해 카카오가 소상공인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는 분야까지 손을 뻗치지만 정부에서는 아무런 움직임도 취하지 않았다. 오히려 지난 2017년 카카오뱅크 설립 당시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 기준을 완화시키면서 금산 분리법을 피할 수 있게 도와줬다.

금산 분리법에 따르면 산업 자본은 은행 지분을 최대 10%까지만 보유할 수 있고 카카오는 로엔엔터테인먼트와 합병하면서 총자산이 5조원이 넘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대기업)이 됐지만 공정위에서 기준을 높여 적용을 피하게 한 것이다.

2018년에는 국회에서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특례법’을 통과시켜 혁신정보통신기술(ICT) 기업에 한해서 지분 보유 한도를 34%까지 늘리기도 했다.

거기에 더해 블라인드 게시판에 카카오 직원이 “1주일만 (카카오톡)플랫폼 서비스 중단하면 정부가 정신 차릴 듯”이라는 글을 올리자 여론은 들끓기 시작했다.

 


백기 든 김범수 "상생할게요"

점점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여론을 의식한 일부 의원이 규제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송갑석, 이동주 의원 등 일부 의원들이 2021년 9월 7일 국회에서 ‘118개 계열사를 거느린 공룡 카카오의 문어발 확장-플랫폼 대기업의 불공정 거래 근절 및 골목상권 생태계 보호 대책 토론회’를 개최하고 카카오 규제를 논의했다. 국정 감사에서는 각종 위원회에서 세 차례 카카오 김범수 의장을 증인으로 불렀다.

전방위적인 압박에 결국 카카오는 백기를 든다. 지난 9월 14일 김 의장은 주요 계열사 대표들과 회의를 열고 골목 상권 침해 논란에 대해 논의했다. 이후 침해 논란이 일었던 사업에서 전면 철수하고 IT 혁신 사업 중심으로의 개편을 골자로 한 개혁안을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카카오모빌리티는 사업을 일부 조정하고 꽃·간식 배달 등 서비스를 종료하기로 했다. 배차 혜택을 주는 요금제 '프로멤버십' 가격을 3만9000원으로 낮추고 대리운전 중개 수수료도 20%에서 인하하기로 했다. 또 플랫폼 종사자와 소상공인 등 파트너들과의 상생을 위해 5년간 3000억원 규모의 기금을 조성하고 북미, 동남아, 일본 등 글로벌 비즈니스 강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김범수 의장은 “카카오와 모든 계열 회사는 지난 10년 간 추구해 왔던 성장 방식을 과감하게 버리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성장을 위한 근본적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하며 1단계 자만과 욕심을 버리는 데 성공했다.

지난달 5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도 직접 증인으로 출석해 “골목 상권을 침해하는 사업에는 절대로 진출하지 않을 것”이라며 “골목 상권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찾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해결해야 할 문제 산적

짐 콜린스의 기업 망하기 3단계는 위험과 위기 가능성을 부정하는 단계다. 다행히 카카오는 어느 정도 욕심을 버리고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을 외면하지 않은 것으로 미뤄 볼 때 3단계로는 나아가지 않은 듯하다.

제작/최서준 디자이너
제작/최서준 디자이너

그러나 여전히 김범수 의장과 카카오 앞에는 해결 과제가 남아있다.

먼저 김 의장 자녀들의 편법 경영 승계 의혹이다. 카카오 지분 10.5%를 보유한 케이큐브홀딩스는 김범수 의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개인 회사다. 올해 김 의장은 이 회사 주식 33만주를 자녀를 포함한 가족들에게 증여했다. 약 1400억원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이에 비상장 회사를 통해 자녀들에게 경영권을 승계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공정위는 김범수 의장을 대상으로 전방위적인 조사를 진행 중이다. 공정위는 케이큐브홀딩스가 ‘금산분리’를 위반했다고 보고 있는데, 케이큐브홀딩스의 업종이 금융업인 점을 들어 금융사가 비금융사를 지배하는 것은 규정 위반이라는 것이다.

현행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대기업 집단 내 금융사가 비금융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고 의결권을 행사하면 안 된다.

김 의장 리더십에 대한 내부 불만도 해결해야 할 문제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에서 익명의 카카오 직원은 “김 의장은 낙하산 인사들을 배치했는데 이들이 파벌 형성과 ‘정치질’을 하고 있다”며 “측근들을 계열사 수장으로 앉히고 방만한 경영을 방조하고 있다”며 성토했다. 실제로 카카오 계열사 임원 구성을 살펴보니 이사 한 명이 계열사 열 곳이 넘게 임원을 겸직하고 있는 경우도 있었다.

소상공인들과의 상생도 풀어 나가야 할 문제다.

김 의장이 골목 상권 침해 사업 철수, 상생 기금 조성 등의 방안을 내놨지만 일각에서는 실속 없는 대책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송갑석 의원도 “상생 기금 3000억, 구체적 계획 없는 일부 사업 철수 등 졸속 대책을 발표하기보다는 미래를 위한 신산업에 투자하고 소상공인과의 근본적인 상생 협력 방안을 함께 마련해 실행해야 할 것”이라며 강조했다.

곽도훈 기자 kwakd@e-foc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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