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으로 차례상을 차린다고?"···코로나가 바꾼 명절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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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으로 차례상을 차린다고?"···코로나가 바꾼 명절 풍경
  • 김지수 기자
  • 승인 2021.09.15 11: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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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차례상·성묘·벌초 서비스 이용자 급증
"비대면이 대면을 대체할 순 없다" 반론도
제작/곽유민 기자
제작/곽유민 기자

[이포커스=김지수 기자] 제주도가 고향인 직장인 A씨는 연휴 동안 서울 집에서 머물 예정이다. 매년 명절이면 10여 명 이상의 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차례를 지냈지만 코로나19 이후 가족 모임과 차례상 모두 없앴다.

또 다른 직장인 B씨는 "매년 상다리 부러지도록 차례상을 10년 넘게 꼬박꼬박 차렸는데 처음으로 안 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코로나가 이런 변화를 만들 줄 몰랐다"며 "앞으로도 부담이 없어지면 명절이 싫지 않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해마다 명절이면 나타나는 '명절 증후군'. 하지만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친지간의 대면 접촉도 사실상 제한되면서 '명절 증후군'도 상당 부분 완화된 분위기다. 명절 때 필수였던 차례상, 성묘, 벌초 등의 비대면 서비스가 확대된 탓이다. 실제로 상당수 직장인들은 변화된 명절 풍경에 만족감을 나타내고 있다. 코로나19 이후에도 이 같은 분위기가 대세로 자리잡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온라인으로 차례상을 차린다고?

보건복지부에서 운영하는 'e하늘 장사정보시스템'에 접속해 온라인 추모·성묘를 드릴 수 있다. 고인이 안치된 추모관을 등록하고 추모관을 꾸미고 고인의 사진을 띄운다. 이후 밥, 국, 전, 생선, 과일 등 음식을 골라 차례상에 올려 차례상을 꾸밀 수 있다.

비록 온라인이지만 이렇게 정성스럽게 꾸민 추모관은 SNS를 통해 가족 및 친지들에게 공유할 수 있다. 이용자 A씨는 가족에게 차례상을 보내자 "신기하다"는 반응부터 "음식 위치가 그곳이 아니다" "너무 많은 것 아니냐"는 반응들이 이어졌다고 전했다.

지난해 추석 때부터 시작된 온라인 추모·성묘 서비스는 지난해 추석 연휴 기간인 9월 21일부터 10월 4일까지 누적 방문자 23만명을 기록했다.

한국장례문화진흥원 관계자는 "코로나19 시국에서 국민들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게 돼 다행이고 보람을 느낀다"며 "한국 전통문화와 함께 온라인 추모·성묘 서비스도 발전해 나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온라인 성묘 서비스를 이용한 이들 대부분은 만족한다는 반응이다. "군복무 중인 아들도 함께 참여할 수 있어 좋았다", "뉴스를 통해 우연히 알게 됐는데 차례상도 차리고 향도 피우는 등 방식이 다양했다. 비대면 시대에 딱 맞다"는 의견이 이어졌다.


"비대면이 대면을 대체할 순 없다?"

그러나 “아무리 온라인 성묘가 발달했다고 하더라도 직접 찾아뵙고 술 한 잔 올리는 게 맞는다고 생각한다" "비대면이 대면을 대체할 수는 없다”고 이들도 적지않다.

아무리 코로나 상황이라도 직접 차례상을 차리거나 성묘를 가야하는 것이 맞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는 것이다. 다만 차례상이 과거와 달리 간소화되는 추세는 코로나 상황 등을 감안, 대세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점점 간소화되던 제사 문화가 코로나19 이후로 더 빨라진 것 같다"고 분석했다.

또한 이상 기후로 제수용 과일을 비롯한 농산물 가격도 큰 폭으로 올라 차례상 차리는 비용도 만만치가 않은 점도 차례상 간소화에 영향을 주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실제로 이상 기온과 장마로 수확량이 줄어든 사과와 배는 가격이 각각 지난해보다 71.3%, 51.9% 치솟았고, 나물류 등도 약 15% 상승했다.

한국국학진흥원은 "간소하게 차린 차례상이 예법에 전혀 어긋나지 않는다"며 "형편에 따라 약간씩만 추가해도 충분하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명절은 '모든 구성원이 행복해지는 날'"이라며 "구성원 모두가 만족스러운 명절을 보내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이 필요한지, 함께 자유롭게 의논하는 분위기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지수 기자 jisukim@e-foc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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